지난 1월20일 신한은행 기흥연수원. 50대를 넘어선 은행의 지점장들이 최
신 히트곡인 박미경의 "이유같지않은 이유"를 유창하게 불러제끼고있었다.

곧이어 박진영의 "떠나지마"가 울려퍼지자 검은 썬글라스에 신세대풍의
옷을 입은 임원들이 노래를 따라부르며 신나게 춤을 추기도 했다.

예전같으면 근엄하기까지해야할 신한은행의 경영전략수립을 위한 부서장
연수 프로그램중의 한대목이다.

뒤이어 펼쳐진 컴퓨터게임 경진대회.부서장들이 연수기간중 배우고 익힌
"뿅뿅"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컴퓨터게임 경진대회.국민학교 어린이들이나 하는것으로 치부했던 뿅뿅게
임에 새삼스럽게 맛이 들린지 나이도 잊은 모습들이다.

신한은행이 연수교육에 이러한 신세대 이해 프로그램을 넣은것은 고객과
근무하는 직원들의 신세대 비중이 점점 늘어나 그들을 이해해야할 필요를
느꼈기때문이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있고 어떠한 생각을 갖고있는지 올바로 파악해야 진
정한 고객만족과 원활한 부서경영을 할수있다는 것이다.

신세대 이해 프로그램에는 이외에도 촛불로 분위기를 조성하고 소주칵테일
이 준비된 "소주방"도 선보였다.

신한은행의 강석진기업문화팀장은 "신세대 이해 프로그램이 성공을 거둔것
으로 평가되고있다"며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차과장 연수때에도 똑같이 시
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나이많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세대를 이해시키려는 교육은 요즘
들어 현대 삼성 LG그룹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체까지 확산되고있는 추세
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임원워크숍에서 기이한 결의를 했다.

X세대 노래 몇곡정도는 꼭 배워서 신세대 사원들과 어울리며 공감대를 형성
하는 신세대 임원이 되자는 것.김현철의 "달의 몰락"등 최신 유행음악 10곡
이상은 익히고 가수나 영화배우등에도 관심을 가지자고 입을 모았다.

이회사는 또 관리자들이 신세대와 어울리는 방법까지도 자세히 제시해 눈길
을 끌고있다.

그 내용은 주 1회 정도는 압구정동 방배동 신촌등에 가서 밀러맥주를 마시
거나 포켓볼을 칠것등을 강조하고있다.

이같은 노력을 게을리하면 쉰(?)세대로 남아있을수 밖에없다는 충고도 곁들
이고있다.

기업들의 신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우선 최신 가요들을 익히는데 주안점
이 두어진다.

현대그룹이나 삼성그룹은 그룹차원의 임원 연수시 신세대 노래 배우기가 기
본으로 들어가있다.

삼익악기의 경우는 휴게실에 노래방 기기 2대를 설치하여 사장을 비롯 임원
들이 신세대들과 호흡맞추기에 여념이 없다.

LG전자는 신세대 임직원의 80%를 넘는다고 보고 임원들에대한 교육을위해
"신세대와 함께하는 신바람나는 일터"라는 책자를 만들었다.

신세대를 도외시하다가는 기업의 생존전략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기때문
이다.

기업의 이러한 조류를 반영이라도하듯이 신세대를 이해하고 더나아가 그들
을 관리할수있는 교육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한국표준협회가 관리자들을 대상으로1주일 과정의 신세대관리 연수 프로그
램을 개발한것.

기업들의 신세대 이해 노력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지만 앞으로 열기를 더
해갈 것으로 보인다.

<정용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