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으로서 본래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은행원의 꽃"이라 불리는 지점장자리에 처음 오른 김재한
주택은행경산지점장(47)은 이제 자신이 축구선수보다는 은행지점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라고 있다.

"예금권유를 나가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얼굴을 먼저 알아봅니다. 미리
50점은 따고 들어가는 셈이죠. 지난번 월드컵대회때는 특히 그랬고요"

김지점장은 축구국가대표선수의 이미지가 지점장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털어 놓는다.

실제 웬만한 사람치고 190cm가 넘는 큰 키를 앞세워 상대 문전을 유린하던
김지점장의 모습을 기억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김지점장은 "올해가 은행원생활 23년째지만 실제 은행업무에만 전념한 것은
5년남짓"이라며 "부족한 점이 많은 만큼 아랫사람에게도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고 밝힌다.

그는 지난72년 주택은행에 입행해 79년까지는 주택은행축구선수겸 국가
대표로, 80년부터 89년까지는 주택은행축구부 코치및 감독으로 일해 왔다.

그리고 지난90년 서울개포동지점차장을 시작으로 대구신기동출장소장 서울
월곡동출장소장을 거쳐 지난1일 경산지점장으로 부임했다.

김지점장의 현업생활은 짧지만 그가 보여준 업무수행은 국가대표답게
특출나다.

서울개포동지점차장땐 지점안에 "개포사랑방"을 운영,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철들고 나면서 배운것이 일종의 승부근성이었다. 페어플레이를 하되
가급적 이기려는 자세, 이것이 지점생활에서도 작용하는것 같다"는게
김지점장이 얘기하는 영업비결이라면 비결이다.

그는 "지점장은 출장소장과는 또 다른것 같다"며 "지점차장때나 출장소장
시절엔 주로 가계성수신에만 힘을 쏟았으나 이제는 주택건설업체등을
상대로한 여신운용등에도 신경을 쏟아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말로
지점장이된 소감을 대신한다.

"지역주민들과는 조기축구회를 통해 어울리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론 24명의
직원 각자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팀워크를 위주로 지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장기를 살리되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승리의 지름길이라는
점에선 축구선수나 지점장이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하영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