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부가 18일 확정발표한 한중항공노선배분안은 대한항공에 명분을 주고
아시아나항공엔 실리를 주는 절묘한 결정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선권에서는 대항항공이 유리한 반면 수익성은 아시아나항공에 가도록
배분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교통부가 양항공사의 눈치를 보며 배분의 공정성만 고려했고
장기적인 항공정책은 외면한 결과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노선배분방안이 발표되자 항공전문가와 관련업계는 물론 기자실에서
조차 당초 예상했던 안과 정반대의 결과라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서울-북경노선의 경우 당초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배분비가 7대2
또는 6대3,서울-상해노선의 경우 기존 운항사인 대한항공에 전부 넘겨질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결과는 서울-북경노선에서 거꾸로 대한항공의 비중이 커졌고
상해노선은 기존 대한항공 대신 아시아나항공이 자리를 잡았다.

이때문에 이번 배분을 놓고 양항공사가 오명장관의 묘수에 넘어갔다는
우스개소리도 나오고 있다.

교통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대한항공에는 장기적인 국제노선망구축및
중국항공시장개척을, 아시아나항공에는 중단기적 수익노선확보를 배려하여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또 양항공사의 경영전략을 최대한 반영했을뿐 아니라 서울-북경노선은
양항공사가 강력히 취항을 희망했으므로 동시취항하는 방안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노선균형배분기준은 노선별 공급력(좌석수)외에 노선가치(수익성
및 수요전망)등을 고려했으며 양항공사가 개별노선별로 특화, 전문화하여
성장잠재력이 큰 항중항공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을
기준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구본영차관은 "이번 배분과정에서는 특히 제2민항인 아시아나항공에
우선권을 준점이 예전과 다른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확정전까지 양항공사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을뿐 아니라 최종안을 놓고
아시아나가 먼저 선택할수 있도록 우선선택권을 주었다는 얘기다.

즉 이번에 대한항공에 배분된 몫과 아시아나항공에 배분된 것중 유리한
쪽을 아시아나가 먼저 고르도록 한 것이다.

이와관련, 교통부는 이번 배분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선택한 것이 수익성
수요전망등 노선가치면에서 다소 유리하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교통부는 이번 노선가치를 전체적으로 평가해 볼때 아시아나항공대 대한
항공의 백분비를 51.5%대 48.5%(지수는 37.3대 35.1)로 나타났다고 설명
했다.

그러나 이같은 평가는 초기 2년간의 예상요금 탑승률 실제운항회수등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장기적으로 적용하는데는 무리가 따른다.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북경을 경유, 유럽으로 가는데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대한항공이 더 많은 덕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양항공사가 이번 배분과 관련,예전처럼 큰 반발을 보이지 않은
점에서 볼때도 배분상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중단거리노선 우선권을 주기로한 현행 지침에 따라
베트남노선처럼 중국노선배분은 제2민항인 아시아나에 더많은 혜택을
주어야 하는데도 이번 노선배정에서는 정부가 이를 외면, 제1민항인 대한
항공에 유리하게 양사 1대1의 기준으로 배분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대한항공은 이원권을 활용할수 있고 외국항공사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경노선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 상해를 양보했다고 말하고 국익
우선이라는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늘의 실크로드"로 불리는 한중항공노선을 놓고 그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치열하게 맞붙어왔던 노선및 운항횟수 배분문제는 이로써
일단락됐다.

연간 1천억원으로 예상되는 한중항공노선에서 양항공사가 오는11월중순부터
안전운항 고객서비스강화 국제경쟁력강화등을 통한 고객확보에 주력하는
길만이 남아있는 셈이다.

<노삼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