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임금협상철을 맞아 산업현장에 서서히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하고
있다.

올들어 산업평화를 해칠만한 뚜렷한 악성 노사분규는 발생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국내 노사분규를 주도해온 대기업노조들이 이달말이나 내달초부터
임금협상을 본격화할 계획이어서 정부와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대부분 대기업노조들은 임협은 제쳐두고 단협갱신만을 놓고 회사측과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대기업노조들은 올해 단협에서 지난해와는 달리 우리농산물 지키기, 공해
방지시설확대문제등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주요협상카드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노조조조직강화나 조합원이익을 위해 단골메뉴로
내놓았던 노조의 인사.경영권참여, 노조전임자확대, 유니온숍제 도입,
퇴직금 누진제등은 상대적으로 노조의 협상안에서 자취를 감추거나 주요
쟁점사항에서 밀려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산업현장의 안정여부는 무엇보다 임금인상을 둘러싼 노사협상에
달려있다.

대부분의 노조들이 근로조건개선등을 위해 벌이는 단협보다는 근로자들이
협상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느낄수 있는 임금협상에 무게를 두어왔기 때문
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임금교섭은 비교적 순탄한 편이다.

20일 현재 100인이상 사업장 5,483곳 가운데 29.8%인 1,619개소가 임금
협상을 완료, 지난해보다 보름이상 빠른 진도율을 보이고 있다.

임금인상률도 6.1%로 지난해의 5.2%에 비해 약간 높기는 하지만 연초의
물가상승등을 감안할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특히 타결사업장 가운데 노총,경총이 지난3월30일 합의한 임금협상안
(5~8.7%)이내에서 끝난 업체가 70%선에 달하고 있어 임금안정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주들어 현총련(현대그룹노조총연합), 대노협(대우그룹노조
협의회)산하노조와 기아그룹 계열사노조들이 임금교섭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산업현장이 약간씩 술렁거리고 있다.

기아자동차 아산공장은 지난19일 노조원 1,160여명이 임협 출정식에
참여하는 바람에 2시간가량 전라인의 조업이 중단되는등 벌써부터 사용자측
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다 전노대를 중심으로 제2노총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대다수노조들이
두자리수의 높은 임금인상률을 요구할 방침을 세워놓고 있어 예상외의
노사갈등까지 우려되고 있다.

오는 23일 김영삼대통령주재로 열리는 신경제추진회의에 30대그룹회장과
노조위원장들이 함께 참석하는 것도 이같은 현장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윤기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