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개방화 시대를 맞아 대학도 본격적인 경쟁시대에 돌입하면서
대학가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과과정 개편바람이 불고 있다.

14일 각 대학에 따르면 학생들의 수강과목 선택의 폭을 넓히고 컴퓨터,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는 등 이데올로기 중심의 획일적인 전공 교육보다는
실용적이고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각 대학마다 교과과정을 손질
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같은 추세는 국제화,정보화시대를 맞아 다양한 지식이 요구되는데다
대학평가인정제에 대비해 교육내용을 좀더 알차게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경희대는 필수과목을 크게 줄이는 내용의 교과과정 개편안을 마련,내년도
신입생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경희대는 현재 총 이수학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학과별 전공필수학점
(80점선)을 55학점미만으로 대폭 줄여 학생들이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
수강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특히 다양한 지식이 요구되는 신문방송학과는 전공필수학점을 18학점으로
최소화, 전공계열이나 인접학문의 강의를 골고루 들을 수 있도록 학과
특성에 맞게 전공필수과목을 조정했다.

교과과정 개편안 연구를 맡고 있는 종합평가 기획단 사무국장 이성호
교수는 "대학평가 인정제를 앞두고 좀더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개편작업에 착수하게 됐다"며"새 개편안이 실시되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문을 골고루 섭취함으로써 편식을 막아 개방적인 사고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교수는 또 "수강생이 타 전공학생들로 다양해짐에 따라 획일적인 강의
에서 벗어날 수 있어 강의의 질을 높이는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경희대는 이와함께 대학원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4학년때 대학원과목을
조기 이수하면 학부와 대학원 이수학점을 동시에 인정하는 일종의
"월반제"를 도입, 우수학생에 대한 교육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다양화했다.

성균관대도 교양과목을 국제화추세에 맞게 개편하기 위해 연구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연구 작업에 착수했다.

성균관대는 특히 현재 교양과목중 이데올로기 관련 과목을 대폭 줄이고
국제화 시대에 적응력을 키울 수 있는 과목이나 실용적인 과목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고상용 성균관대 교무처장은 "현재 4명인 외국인 교수를 내년 새학기
부터는 크게늘려 현지인을 통한 외국어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국대도 현행 30~34학점으로 돼 있는 전공이수학점수를 20학점 안팎으로
줄일 방침이다. 또 전공과목을 인접학과의 분야까지 폭 넓게 지정,학문간
연계성을 강화한다는 방침도 정해 놓고 현재 학과별로 구체적인 개편안
마련을 진행중이다.

동국대는 특히 국제화 정보화 시대에 맞는 기본 소양 교육을 강화,
자연계는 영어 등 외국어를, 인문계는 컴퓨터 교육을 6학점의 교양필수
과목으로 신설키로 했다.

동국대는 이달말까지 교과과정 개편안을 마무리짓고 준비작업을 거쳐
내년 신입생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정병조 동국대 교무처장은 "교과과정 개편안이 마무리돼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가면 제도는 있지만 사실상 활용하기가 어려웠던 부전공제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국대도 내년부터 새 교과과정을 적용하기 위해 교과과정 개편 연구에
들어갔다.

남정걸 교과과정 개편 연구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4개로 나뉘어 있는
계열을 10개로 세분화하자는 의견이 제시돼 검토중"이라며"계열을 늘릴
경우 좀 더 다양한 교육을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연세, 한국외국어, 중앙대등도 연구위원회를 구성, 내년부터 적용
될 교과과정 개편작업을 진행중이다.

<노혜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