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등 해외에 서버 두고 불법 도박 사이트 2곳 운영
19억5천만원 상당 돈다발 압수, 압구정 아파트 등 자금 흘러간 부동산 동결
30억원 어치 매입한 부동산, 폭등으로 시세는 두배
9천억원대 도박사이트 적발…불법 수익 부동산 투기 정황도
베트남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9천억원대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대거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사이트 운영자 등 38명을 검거해 17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해외 도피 중인 주범 A(40대)씨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뒤를 쫓고 있다.

도박사이트 이용자 17명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6년 3월부터 최근까지 베트남, 중국 등 해외에 서버를 설치한 뒤 국내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회원 3천300여 명을 상대로 8천억원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회원관리팀, 환전팀, 게시판관리팀, 국내 총판팀, 인출팀 등으로 조직을 나누고 종업원을 관리하면서 불법 이윤을 챙겼다.

A씨는 도박 사이트 운영노하우와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며 2018년에는 B씨에게 도박사이트를 분양하기도 했다.

B씨는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회원 1천800명을 상대로 1천억 원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9천억원대 도박사이트 적발…불법 수익 부동산 투기 정황도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해당 도박사이트 2곳 사무실과 운영자 주거지 등을 압수 수색하고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이들이 가지고 있던 현금과 부동산 등 81억2천만에 대해 압수나 '기소전 추징보전'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기소 전 추징보전은 피의자가 재판에 넘겨지기 전에 재산을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양도나 매매 등 처분행위를 할 수 없도록 동결하는 조치를 말한다.

경찰은 이들 사무실에서 여행 가방과 금고 안에 검은색 비닐로 싸 보관하던 5만원 짜리 돈다발 19억5천만원과 3천만원 상당 고급시계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상당수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었는데 불법 수익금으로 투기한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

9천억원대 도박사이트 적발…불법 수익 부동산 투기 정황도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3채, 단독 주택 2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2019년 3월 매입한 강남 압구정 한 아파트는 매입가가 20억원이었지만 현 시세가 28억이 됐고, 광진구 아파트는 2019년 12억원에 매입해 지금은 무려 22억원의 가치가 됐다.

이들의 부동산 총 매입가는 30억원 상당이었지만 지금 시세는 57억으로 두 배가 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불법 도박자금이 부동산 투기로 이어진 사안으로 판단하고 관계 당국에 해당 부동산 소유자에 대한 자금원과 도박사이트 불법 수익 전반에 대한 세무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죄수익추적 전문수사팀을 투입해 고급 세단을 비롯해 1억4천여 만원어치 차량 10대도 발견하고 동결 조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