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거용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세가 거세다. 아파트보다 청약자격과 대출조건 등 규제가 적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시세 차익에 임대수익까지 거둘 수 있어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몰리고 있다.

"아파트보다 대출 받기 쉽네"…치솟는 오피스텔 가격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 ‘두산위브 파빌리온 A동’ 전용면적 95㎡가 이달 11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7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던 주택형이다. 8개월 만에 65%가량 올랐다. 지난해 11월 7억6000만원에 거래됐던 같은 오피스텔 B동 전용 73㎡도 최근 호가가 9억3000만원으로 뛰었다. 정자동 D공인 관계자는 “전세대란으로 오피스텔 매매와 전세가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최근 개인·법인 투자자의 입질이 늘고 있다”며 “입지나 시설은 좋은데 인근 같은 평형대 아파트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가 오피스텔도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부띠크 모나코’ 전용 178㎡는 지난달 26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2월(20억3000만원)에 비해 6억2000만원 뛰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오피스텔 가격 상승률은 22.8%에 달했다. 수도권은 21.6% 올랐고, 지방은 33.9% 급등했다.

신규 분양에서도 아파트만큼 오피스텔에 많은 청약자가 몰리고 있다. GS건설이 지난 1월 공급한 ‘판교밸리 자이’는 282실 모집에 6만5503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이 232 대 1에 달했다. 반면 아파트는 151가구 모집에 9754명이 청약(평균 64 대 1)해 오피스텔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3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인천 ‘시티오씨엘 3단지’의 경우 오피스텔은 902실 모집에 1만717명이 신청했다. 경쟁률은 11.88 대 1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풍선효과’가 오피스텔에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비슷한 거주 여건이지만 아파트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수요가 많다는 얘기다. 정부가 지난해 ‘7·2 부동산대책’에서 주택임대사업제도를 손질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파트는 더 이상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이 불가능한 반면 오피스텔은 여전히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해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오피스텔 분양권은 취득세 및 양도세 산정 때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분양권 양도 때 양도소득세율이 기본세율(6~45%, 2년 이상 보유 조건)로 적용된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