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임대주택 의무거주 법 만들어달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50% "전세대책 효과 없을 것"
부동산 정책 시정 요구하는 청원글 이어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은평구 대조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임대주택 현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사진=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은평구 대조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임대주택 현장을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사진=뉴스1

정부가 발표한 전세대책을 두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텔 등 숙박업소를 개조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정부 고위인사들이 임기기간동안 임대주택에 의무 거주하는 법률을 만들어 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임대차 3법 폐지 및 고위공직자 공공임대 의무 거주에 대한 법률'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경제와 관련된 부서의 고위 공직자들이 임기기간동안 임대주택에 거주해야하는 법률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 사진=국민청원게시판 갈무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 사진=국민청원게시판 갈무리

게시글의 청원인은 "지금 발생하고 있는 주택난은 임대차 3법 때문"이라며 "이젠 과오를 인정하고 임대차 3법을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과 국토부를 비롯한 경제와 관련된 고위 공직자는 임기 동안 그리도 좋아하는 공공임대에 의무적으로 거주하는 법을 만들어 달라"며 "호텔을 개조한 공공임대면 더 좋겠다"고 썼다.

이 같은 게시글은 정부가 최근 전세난을 잡겠다며 내놓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을 발표한 직후 나왔다. 정부는 지난 19일 2022년까지 11만4100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내놓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부족한 전세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호텔 등 숙박시설을 개조해 임대주택을 크게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동안 전세를 찾던 세입자들의 수요가 1·2인 가구 위주의 다세대주택이 아닌 아파트에 몰리다 보니 정부의 전세대책 방안이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정부와 여당 인사들이 세입자들의 요구와는 전혀 다른 발언들을 내놓으면서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일 임대주택의 현장을 찾은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은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으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과 함께 진선미 단장이 강동구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그들부터 임대주택에 들어가라", "더이상 저런 발언을 보기 힘들다", "국민을 농락했다" 등의 글이 이어졌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호텔 리모델링을 통한 전세 물량 공급은 유럽 등지에서 굉장히 호응도가 높다"며 실효성을 강조했지만 민심은 여전히 차가운 상황이다.

실제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2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1%가 정부의 11·19전세 대책이 효과가 없거나 전혀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전세대책의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66.2%에 달하면서 부정여론이 크게 반영됐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정부의 전세대책으로 인한 고충을 호소하는 글들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시정을 촉구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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