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크게 높인 ‘7·10 대책’ 발표 이후 지방 중소도시의 주택 청약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경기 양평군 양평읍에서 1순위 청약을 받은 ‘까뮤 이스테이트 양평 타운하우스’는 230가구 모집에 38명만 청약해 미달됐다. 14일 이뤄진 2순위 청약에서도 40명만 신청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건설회사들이 양평 등 경기 외곽과 강원 일대에 공급하는 타운하우스 등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세종, 제주를 제외한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총 33개 아파트 단지가 청약을 받았다. 이 가운데 70.0%인 23곳이 1순위 청약에서 미달됐다. 같은 기간 대구 부산 등 5개 지방 광역시에서는 총 52곳 중 12곳(23.1%)에서만 1순위 미달이 발생한 것과 대조된다. 9월 경북 경산시에서 분양한 ‘경산하양 금호어울림’은 615가구를 모집했지만 1순위 청약자가 70명에 그쳤다. 7월 말 116가구에 대해 1순위 청약을 받은 경북 문경시 ‘문경역 지엘리베라움 더 퍼스트’는 청약자가 한 명뿐이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지방 중소도시 분양은 인근 시세보다 비싼 경우가 많아 외지인이 나서지 않으면 미분양이 나기 쉽다”고 했다.

공급 과잉 우려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2018년 7만2960가구에 이어 지난해 7만9504가구가 분양됐다. 올해는 작년보다 2.9% 늘어난 8만1763가구가 공급된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