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기획~관리까지 '디벨로퍼 참여' 상가 뜬다
부동산 개발업체(시행사)나 전문 상품기획자(MD) 업체가 상권 기획부터 개별 점포 관리까지 도맡아 하는 상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입점 점포의 업종과 브랜드가 체계적으로 관리되면서 공실률이 낮게 유지돼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가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시행사가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상업시설로의 투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에는 시행사 등이 상업시설 건물을 공급하기만 하고 상가 운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 때문에 건물 외관의 통일성이 훼손되고, 동일 업종 간 과당 경쟁이 나타나는 등의 문제가 적지 않았다. 상가 소유자의 운영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시행사가 상권을 통합 관리하는 상가가 인기를 끌게 된 이유다.

상권 기획~관리까지 '디벨로퍼 참여' 상가 뜬다
지난달 경기 고양 삼송지구에서 분양에 나선 ‘힐스 에비뉴 삼송역 스칸센’ 상가가 대표적이다. 상가가 일반에 분양된 이후에도 마케팅에서 입점 알선까지 임대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상가 운영 업체인 동림프라퍼티가 위탁받아 진행한다. 지난달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분양을 시작한 ‘김포 파인스타’ 상가도 시행사인 생보부동산신탁이 상권을 기획하고 분양 후 모든 점포를 관리할 방침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상가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시행사가 직접 관리하는 상가들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올 들어 전국적으로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고 신규 분양도 어려워지고 있지만 시행사가 운영에 참여하는 상가들은 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상권 기획~관리까지 '디벨로퍼 참여' 상가 뜬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106 일대에서 MD기획형 상가인 ‘펜트힐 캐스케이드’(투시도)도 분양이 순조롭다. 지하 3층~지상 3층으로 조성되는 이 상가는 시행사인 유림아이앤디가 각 층의 상가 구성을 총괄하고 일부 점포에 대해서는 분양 이후에도 지속 관리할 방침이다. 각 층을 각기 다른 테마로 꾸미고 분야별로 최고의 실력을 가진 파트너사를 물색해 입점시키고 있다.

지하 1층은 글로벌 외식 브랜드 ‘일마레’와 통임차 계약을 맺어 일마레가 보유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대거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 2층에서는 병원과 에스테틱, 스킨케어 등을 연계한 MD 기획이 진행되고 있다. 성형외과·피부과를 전문으로 하는 ‘더새로이의원’과 최근 임차 계약을 맺었다. 지하 3층에는 ‘프라이빗 테라피룸’ 등이 설치되는 최신형 스파가 입점한다.

지상 1층에서는 부티크 명품 편집숍과 카페 등 럭셔리를 콘셉트로 한 MD 기획이 추진된다. 2층은 유명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등을 유치해 고급 식음료(F&B) 전문 상가로 구성할 예정이다. 3층에는 옥상 정원과 연계한 루프톱 펍과 와인바 등이 들어선다.

유림아이앤디는 건물의 내외관 설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캐스케이드 입면 설계를 적용했다. 캐스케이드 입면이란 단지 외곽에 폭포 형태로 상가를 배치해 특색 있는 외관과 실용성을 동시에 노린 설계 방식이다. 지상 1층 중앙에는 소규모 공원을 배치해 상가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했다. ‘도심 속 힐링 숲’을 표어로 내건 옥상 광장과 물이 흐르는 듯한 동선 설계도 눈길을 끈다.

단지는 강남구를 가로지르는 대로인 언주로에 붙어 있다. 경부고속도로가 가깝고 성수대교를 통해 서울숲 등지로 이동하는 데 편리하다. 북쪽의 한남대교와 동호대교를 이용해 이태원·종로·동대문 등 강북 지역에 접근하기도 좋다. 올림픽대로를 통해 여의도·마곡 등으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지하철 7호선 학동역, 강남구청역을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모델하우스는 지하철 9호선 삼성중앙역 인근인 강남구 삼성동 145의 8에 마련됐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사전 예약 개인 관람 서비스를 운영한다. 입점은 2023년 2월 예정이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