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하반기 매매가격은 0.1%로 둔화"
건설산업 침체 우려…"예타면제사업 신속 추진 및 SOC 예산 증액 필요"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에도 하반기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이 오르고, 전셋값은 상반기보다 상승폭을 더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건설·주택경기 전망' 보고서에서 전국의 전셋값이 상반기 1.1% 상승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1.5% 올라 연간으로는 2.6%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에 전국의 전셋값은 1.3% 하락했는데, 올해는 작년 감소폭의 두 배 수준에서 상승한다는 전망이다.

"하반기 전셋값 상승폭 상반기보다 커…연간 2.6% 상승 전망"
연구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강화 등 정부의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다주택자가 공급하던 전세 물량이 매매로 전환되면서 양질의 전세 물량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6·17대책을 통한 대출 규제로 기존 세입자가 전세 시장에 남아 있으려는 수요가 있고, 3기 신도시 인근 지역 전입과 '임대차 3법' 등 요인이 하반기 전셋값을 크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매물 감소, 수요 잔존, 3기 신도시 대기 수요 등 전셋값 상승 압력 요소가 많다"며 "임대차 3법이 현재 논의 수준대로 시행된다면 전셋값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0.1% 올라 상반기(2.0%)보다 상승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상반기 3.1% 상승한 데 이어 하반기 0.3% 오르고, 지방은 상반기 1.0% 상승에서 하반기 0.2% 하락으로 돌아서 수도권과 지방의 양상이 다를 것으로 전망됐다.

김 부연구위원은 "수도권은 하반기에 정책적 요인으로 법인·다주택자 물건이 다수 유입될 것으로 보이지만, 저금리 기조로 인한 수요가 하락세를 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서울 주요 지역에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그러나 고가 주택을 소비할 수 있는 계층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방은 지역별로 주택시장의 온도 차이가 존재하는 가운데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 주택가격 상승이 예상되지만, 정부의 신속한 지역별 규제 확대에 의해 이런 흐름이 차단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공동주택 분양(승인) 물량은 약 28만호로, 작년(31만4천308호)보다 10.9% 감소해 2018년(28만23천964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 전셋값 상승폭 상반기보다 커…연간 2.6% 상승 전망"
국내 건설산업은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건설수주는 상반기(-3.1%)보다 하반기(-8.4%)에 감소폭을 더 키워 연간으로는 작년 대비 6.1% 감소한 155조9천억원 규모로 추산됐다.

올해 공공기관 발주가 작년 대비 9.9%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 수주가 12.6%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건설경기 동행 지표인 건설투자 전망도 하반기 -1.6%로 예상돼 3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철한 부연구위원은 "작년 4분기부터 급격히 증가한 정부 공사가 상반기에도 이어졌지만, 하반기에 증가 여력이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간 공사는 하반기로 갈수록 침체가 심화할 전망이어서 전체 건설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코로나19 등으로 침체한 건설산업 회복을 위해 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민간주택 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액 등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