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시장 흔드는 공유 오피스 바람
최근 2년간 빠르게 성장한 공유오피스가 임대시장을 크게 흔들고 있다. 공유오피스 업체는 사무공간을 임대인에게서 장기간 임대한 뒤 입주사에 재임대한다. 1인실부터 30~4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다인실로 전용사무공간을 꾸미고 공용으로 사용하는 회의실, 카페처럼 구성된 커뮤니티 공간 등이 제공된다. 프린트 등 주변기기도 공용으로 사용한다. 많은 인테리어 비용을 투입하기 때문에 업무 환경은 일반사무실보다 고급스럽다. 이런 업무환경을 제공하면서 1인당 월 70만원가량을 받는다.

일반오피스와 달리 공유오피스는 동일 브랜드일 경우 비슷한 느낌의 인테리어와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임차료나 인테리어 등도 고민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노트북만 들고 입주하면 된다. 자연스럽게 창업 초기비용이 적게 든다. 개인사업자나 스타트업이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계약기간도 월 또는 연 단위로 유동적이다. 입주사로서는 계약기간에 묶이지 않기 때문에 사업 성과에 따라 확장 및 폐업이 용이하다.

공유오피스는 의류업으로 따지면 도매와 같다. 자가 소유 빌딩이든 임차를 한 빌딩이든 사무공간을 보기 좋고 먹기 좋게 가공을 한 뒤 일반 사업자에게 소매로 잘게 쪼개서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공유오피스도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크게 성장한 특정 브랜드는 독점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임대시장을 크게 흔들고 있다. 임대인에게는 임대료 할인을 요구하면서 임대시세를 흔들고 있고, 주변 꼬마빌딩의 임차인들까지 흡수하면서 꼬마빌딩의 공실을 야기하고 있다. 대형마트 때문에 주변 재래시장이 흔들리는 것처럼 꼬마빌딩의 임대 상황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공룡이 기후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한 것처럼 예측하지 못한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할지 걱정이 된다. 공유오피스에 입주한 입주사는 전차인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공유오피스가 문제가 되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공유오피스에 입주할 때는 가벼운 상태가 좋을 것 같다.

오동협 < 원빌딩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