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2주택자도 임대소득세 낸다
내년부터 주택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인 2주택자도 임대소득세를 내야 한다. 주택 임대소득의 과세 대상이 확대되면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다가구, 다세대에 비해 임대료가 비싼 아파트 월세의 세금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올해 1~9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월세 건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 3만6667건으로 전년 동기(4만3357건)보다 15.4% 감소했다.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35.3%, 2017년 32.3%, 2018년 27.9%로 낮아져 올해는 30% 이하까지 떨어졌다. 2016년 이후 아파트 전세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매매가격 상승에 따른 갭투자 증가로 전세 물건이 늘면서 월세 거래 건수와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거래된 서울의 아파트 보증부월세 금액은 평균 보증금 1억8000만원, 월세 82만원, 연세(年貰)로 환산하면 984만원이었다. 구별로는 연세가 평균 2000만원이 초과되는 지역은 25개 구 중 한 곳도 없었다. 개별 단지로도 월세 167만원 이하, 즉 연간 2000만원 이하의 거래 비중이 전체 월세 거래의 91.8%에 달했고, 2000만원 초과인 아파트는 8.2%에 불과했다. 따라서 내년부터 아파트 주택임대소득세 과세 대상이 급증할 전망이다.

2주택자의 임대소득 과세 대상은 보증금은 제외한 월세 소득 기준이기 때문에 주택임대소득세 자체의 부담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월세보다 보증금을 높이는 사례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올해 거래된 아파트 월세 기준으로 보증금이 2억원 이상인 자치구는 △강남구가 보증금 3억2000만원에 월세 126만원 △서초구 3억1000만원에 월세 123만원 △송파구 2억7000만원에 89만원 △광진구 2억3000만원에 87만원 △양천구 2억2000만원에 65만원 △용산구 2억원에 127만원 등이지만 이들 지역도 평균 월세는 167만원 이하였다. 연세의 8~29배에 달하는 보증금이 과세 기준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주택임대소득을 피하거나 낮추려면 전세로 전환하거나 보증금을 올릴 수 있다. 보증금이 5억원 이상인 거래 건수도 1987건에 달했지만 평균 월세는 91만원으로 임대소득세 납부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거래된 아파트 월세 중 보증금이 가장 높았던 1~3위 사례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55㎡는 보증금 25억원에 월세 80만원,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223㎡도 22억원에 130만원, 반포자이 245㎡는 22억원에 11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들 단지도 2주택자가 소유했다면 올해까지는 주택임대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니었고, 내년부터는 월세 80만~110만원에 대해서 주택임대소득세 과세 대상이다.

주택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인 임대인이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세금 부담을 더 줄일 수 있다.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집주인은 다른 소득과 분리과세할 수 있고, 필요경비율도 주택임대등록자는 70%, 미등록자는 50%까지 인정해 준다. 공제금액도 임대주택 등록자는 연간 받는 임대소득에서 400만원, 미등록자는 2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임대차계약정보, 주택소유정보, 국토부의 가격정보, 건축물 에너지정보 등을 총동원해 다주택자의 임대소득을 추정, 과세한다는 방침이어서 주택임대업을 하려면 소득세도 중요한 고려사항이어야 한다.

김혜현 < 알투코리아투자자문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