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규제 지역에서 신규 분양되는 중대형 주택형을 일부 1주택자에게 돌아가도록 할 방침이다.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에선 추첨제로 공급하는 중대형을 모두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추첨제 물량 전체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하고 남는 물량에 대해 1주택자에게 당첨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청약을 통해 주택형이나 지역 갈아타기를 하려던 1주택 실수요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본지 9월15일자 A28면 참조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청약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 등 규제 지역에서 공급하는 추첨제 물량의 일부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하고 일부 물량은 무주택 우선 배정에서 떨어진 무주택자와 유주택자가 함께 경쟁해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리도록 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1주택자도 규제지역 청약 당첨 기회 준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선 전용면적 85㎡ 초과 새 아파트 물량의 50%,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선 85㎡ 이하 25%와 85㎡ 초과 70%를 추첨제로 공급하고 있다. 나머지는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을 따져 당첨자를 가리는 가점제로 분양하고 있다. 가점제에서 1주택 이상 보유자는 무주택 기간에서 ‘0’점 처리돼 당첨이 불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추첨제마저 100%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하겠다고 밝히자 청약통장을 장기 보유한 1주택자들이 과도한 제약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아직 추첨제 물량 배분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국토부는 현재 추첨제 물량의 50∼70% 정도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30∼50%는 무주택 낙첨자와 1주택자가 함께 경쟁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규제 지역 내 추첨제 물량이 대부분 중대형인 만큼 50 대 50으로 나누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주택자에겐 추첨제 일부는 1주택자와 경쟁해야 하지만 우선 배정 물량에 이어 두 번의 추첨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국토부는 이르면 이번주 이런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오는 10∼11월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단지부터 바뀐 청약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 규칙 시행 전에 청약을 하려는 1주택자가 급증하면서 중대형 주택형 청약 경쟁률이 치솟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경기권에서는 하반기 청약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북위례 공공택지 내 민간분양과 과천지식정보타운 등이 대기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 3구 재건축 단지와 청량리 재개발 단지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서초우성 재건축),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반포’(삼호가든3차 재건축), 강남구 일원동 일원대우 재건축 등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