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매물 줄어들고 낙찰가율 강세… 하반기 부동산 시장 '긍정적 신호'
보통 경매시장은 부동산시장의 선행시장으로 본다. 경매투자자들이 부동산 흐름을 먼저 파악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일 것이다. 부동산시장이 상승 흐름을 보일 때 경매시장의 입찰경쟁률과 낙찰가율이 동시에 올라가는 걸 보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올해 상반기 부동산시장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조정 장세를 보였음에도 경매시장은 나 홀로 활황이었다. 대출규제 강화로 입찰경쟁률은 다소 주춤했지만 서울권 시장의 낙찰가율은 연일 고공행진이었다.

첫 기일 입찰은 일상사가 됐고 감정가를 훌쩍 넘는 고가 낙찰도 다반사였다. 경매 투자에 특유한 명도절차 때문에 낙찰자가 온전한 소유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3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최근의 이 같은 흐름은 경매투자자들이 하반기 부동산시장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방증일 것이다. 최소한 3개월 후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입찰하는 것일 테니 말이다.

경매매물이 많지 않은 것도 하반기 시장을 낙관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부동산 경기 흐름이 양호하면 경매시장에 매물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경매로 싼값에 팔리기 전에 이미 일반 매매시장을 통해 소화되기 때문이다.

하반기 예정된 금리 인상의 여파로 경매 매물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현재 상태에서의 경매시장 매물 부족은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의 우호적 신호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요즘 경매시장에서 변경이나 취하, 정지 등이 빈번한 것도 주목해야 할 지표다.

채무자가 채권자의 동의 아래 경매절차를 한두 기일 연기시키는 것이 변경이고, 아예 돈을 갚아버리고 경매절차를 무효화하는 것이 취하다. 채권자와의 협의, 변제 등의 사유로 상당히 오랜 기간 경매절차가 중단되는 것이 정지인데, 변경이나 취하 등은 부동산 경기 흐름이 양호할 때 흔히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경매절차 진행 중에 집값이 급등하면 채무자가 어디서든 돈을 끌어모아 경매절차를 중지시키고 시세 상승의 이익을 자신이 누리려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경매시장의 지표만으로도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여기에 보유세 인상 리스크 해소, 실물경기 개선을 징표하는 적절한 타이밍의 금리 인상, 미국 중간선거가 예정된 오는 11월 전에 긴장감이 해소될 미·중 무역분쟁, 서울권 시장의 구조적 공급 부족 여파로 하반기 서울권 및 이와 동조하는 수도권 중심부 시장의 부동산 흐름은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추세적 상승의 흐름이 살아있는 한 부동산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고, 부동산을 싸게 살 수 있는 경매의 매력은 하반기 시장에서 더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정충진 <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