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서울 자곡동에서 개관한 ‘미사역 파라곤’ 모델하우스에 예비 청약자들의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 단지는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돼 1순위 청약에 8만5000여 명이 몰렸다. 동양건설산업 제공
지난달 26일 서울 자곡동에서 개관한 ‘미사역 파라곤’ 모델하우스에 예비 청약자들의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 단지는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돼 1순위 청약에 8만5000여 명이 몰렸다. 동양건설산업 제공
이달에는 서울 강북권 재개발 분양이 대거 예정돼 있다. 북아현뉴타운 신길뉴타운 장위뉴타운 등 선호도 높은 입지에 신규 아파트 공급이 잇따를 전망이다.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1억원 이상 저렴해 거센 청약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강북 뉴타운 분양 봇물

3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2만8000여 가구(이하 일반분양 기준)가 분양된다. 수도권에서 1만6288가구, 지방에서 1만1896가구가 공급을 앞두고 있다. 수도권 분양 물량 가운데 35%가량이 서울 물량이다. 11개 단지, 5613가구 규모다. 강북권 뉴타운 물량이 대부분이다.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에 공급되는 ‘힐스테이트 신촌’(345가구)이 대표적이다. 서울지하철 2호선 아현역, 경의중앙선 신촌역 등이 가깝고 현대백화점 등 신촌역 주변 상권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청약 광풍' 이후… 서울 '로또 분양' 이어진다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에서는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1253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1호선 청량리역 역세권에 들어서는 주거복합 단지다. GS건설은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에서 세 번째 선보이는 자이 아파트 ‘신길파크자이’(254가구)를 내놓는다. 목동 생활권을 공유하는 신정뉴타운에서는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647가구)가 분양을 준비 중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장위뉴타운 7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꿈의숲 아이파크’(844가구)도 이달 분양한다. 이외에 노원구 동작구 중랑구 등에서 신규 분양이 예정돼 있다.

◆강남권 공급 스톱?

서울 강남 3구 분양 물량은 없다. 애초 삼성물산이 서초구 우성1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서초우성1차’를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강동구에선 고덕주공6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자이’(864가구)가 분양에 들어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권 공급 물량이 현저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분양을 앞둔 단지들은 앞다퉈 후분양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가 심해서다. 이주를 앞둔 단지들은 재건축을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이 평균 4억원 안팎에 달할 전망이어서다.

◆경기권 비규제지역 물량도 많아

경기에서는 김포 군포 안양 의왕 등 비조정대상지역에서 분양이 예정돼 있다. 군포시 금정동 보령제약 부지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금정역’(843가구), 안양시 소곡지구 재개발 물량인 ‘안양씨엘포레자이’(791가구), 김포시 고촌지구에 공급되는 ‘캐슬앤파밀리에시티 2차’(2255가구), 의왕시 오전동 ‘의왕 더샵캐슬’(334가구) 등이다. 이들 단지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투기과열지구 분양 물량에 비해 청약·대출 규제에서 자유롭고 전매 제한 기간이 짧아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비규제지역에 몰리고 있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도 받지 않아서다.

◆‘나홀로 호황’ 대구 수성구 분양 많아

광역시 가운데 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대구로 2404가구가 공급된다. 명문 학군 지역으로 꼽히는 수성구에서 분양이 잇따른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범어동 일대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범어’(194가구)는 5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범어동 청솔지구에서는 ‘대구 청솔지구 에일린의 뜰’(719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다. 시지동 경북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고산역 화성파크드림’(24가구)도 이달 공급된다.

선주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아파트투유 홈페이지 개편과 분양대행업 금지 조치 등으로 지난달 일부 단지 분양이 이달로 밀리면서 분양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며 “서울·수도권 주요 단지 물량이 몰린 만큼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는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