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낙찰률·낙찰가율·응찰자 수 동반 상승

서울 지역 아파트값이 거침없이 오르면서 아파트 경매시장도 덩달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경매시장의 3대 지표인 낙찰률, 낙찰가율, 응찰자 수가 동반 상승하며 작년 8·2 대책 이전수준을 회복했다.

4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1.7%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작년 11월의 102.9%에는 못 미치는 것이나 역대 두 번째로 낙찰가율이 높았던 작년 5월 101.54%를 뛰어넘은 수치다.

지난달에는 '경쟁률'을 뜻하는 평균 응찰자 수도 9.5명으로, 이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서울 아파트 경매의 평균 응찰자 수는 작년 2~6월 9~10명 선을 유지하다 7월에 12.6명으로 고점을 찍었으나 8·2 대책 발표로 8월에 5.8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후 10월 6.6명, 11월 6.3명, 12월 7.0명으로 계속 주춤하다가 지난달 9.5명으로 늘어났다.

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를 나타내는 낙찰률도 지난달 61.7%를 기록하며, 작년 7월(61.3%) 이후 6개월 만에 처음 60%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는 총 120건이 진행돼 이 중 74건이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달 낙찰된 물건의 응찰자 상위 10건 중 1위는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전용면적 140.7㎡짜리로, 무려 74명이 몰려 감정가의 165%인 17억1천782만원에 낙찰됐다.

이어 성동구 금호동 브라운스톤금호2차 아파트 85㎡는 35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126%인 8억1천800만원에 낙찰됐다.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6단지 아파트 84.5㎡는 한 차례 유찰 후 응찰자 34명이 몰려 감정가의 104%인 7억7천439만원에 낙찰됐다.

이밖에 응찰자 수 4~10위를 차지한 물건들은 각각 19명에서 25명까지 응찰자가 몰렸으며, 상당수가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낙찰됐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도 '과열'… 8·2대책 이전수준 회복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의 '뜨거운' 분위기는 전국 아파트 경매시장과는 온도 차가 있는 것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2.4%, 평균 응찰자는 6.2명, 낙찰률은 44.7%에 그쳐 서울과 확연한 차이가 났다.

새해 들어 서울 지역 아파트 경매 물건의 낙찰가율과 응찰자 수, 낙찰률이 껑충 높아진 것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에 수요가 많이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현재 서울 지역 아파트 시세가 워낙 급등해 있어서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높아 보이는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강남 3구뿐 아니라 강동구나 용산, 마포 등의 지역에도 아파트 수요가 많이 몰리면서 전반적으로 주요 지표들을 끌어올렸다"며 "하지만 서울에서도 강남과 강북 간의 격차는 아직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경매는 대출 규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대금 납부 기간이 짧은 데도 이처럼 과열 분위기가 나타나는 걸 보면 시중에 유동자금이 아주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