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경기 화성 시흥 김포 수원 등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물량 급증에 따른 역전세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입주물량이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어 지역별로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입주물량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연말로 갈수록 물량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화성·김포·시흥·수원, 내년 전세 넘쳐날 듯
◆입주물량 특정 지역 집중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수도권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6만4021만가구다. 올해(12만373가구)보다 26.6% 증가한다. 최근 5년 평균 입주 물량(10만3394가구)보다 58% 많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과 인천의 입주물량은 소폭 늘어나는 반면 경기 입주 물량은 큰 폭으로 늘어난다. 내년 서울의 입주물량은 모두 2만7516가구로, 올해(2만3779가구)보다 3737가구 많다. 인천 입주물량은 올해 1만6692가구에서 내년 1만9674가구로 증가한다. 경기 입주물량은 8만7506가구에서 11만9813가구로 36.9% 급증한다.

경기 내에서도 입주물량 차이는 크다. 내년 입주물량 부담이 가장 큰 곳은 화성시다. 동탄2신도시 아파트가 대거 입주하면서 내년 입주물량이 모두 2만1574가구에 달한다. 올해 입주물량(1만3281가구)보다 62.4% 많다.

도시개발구역 입주가 활발한 김포시(1만1133가구), 배곧신도시 입주가 집중된 시흥시(1만830가구), 아파트 공급이 꾸준히 이뤄진 수원시(1만832가구) 등의 내년 입주물량도 1만가구를 웃돈다. 도시개발사업이 활발한 평택(7706가구), 남부권에서 분양이 활발한 용인(6793가구), 미사강변지구 입주가 이어지고 있는 하남(6217가구) 등도 입주물량이 많은 편이다.

이에 반해 과천 군포 의왕 안산 여주 연천 동두천 등에선 신규 입주물량이 아예 없다. 안양 가평 양평 포천 등의 입주물량도 올해와 별 차이가 없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 팀장은 “수도권 입주물량이 늘어난다는 점을 들어 마치 서울·수도권 전 지역에 역전세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며 “지역별로 입주물량 편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셋값 급락, 역전세난 등은 경기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일부 지역의 입주물량은 과도하게 많다”며 “싼 전셋집을 구하려는 이들은 내년에 입주물량이 집중되는 곳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하반기에 입주 몰려

경기에서의 대규모 입주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다. 1월부터 6월까지는 월별로 1541가구에서 7970가구 입주에 그친다. 그러다 7월에는 입주물량이 1만4859가구로 급증한다. 8월에는 입주가구가 1만9106가구로 늘다가 12월 2만3321가구로 정점을 찍는다. 입주를 앞둔 아파트의 전세 거래가 입주 2~3개월 전부터 본격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5~6월부터 입주 충격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지적 입주 충격은 2018년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2018년 수도권 입주물량은 20만9351가구다. 올해 입주물량보다 74%나 많다. 서울 3만3465가구, 인천 1만9674가구, 경기 15만6392가구 등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2018년 입주물량 역시 경기도 일부 시·군·구에 집중돼 있다”며 “서울과 인천 전세시장은 보합세나 강보합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