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전파크자이 조감도. GS건설제공
태전파크자이 조감도. GS건설제공
경기도 대도시인 성남, 수원, 안산 등지에서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인근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해 전세가 귀해지고 집값도 강세다. 이주 대상자들은 개발지역 주변에서 분양되는 신규 분양 단지에 관심을 두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주 수요 폭발

경기도에 따르면 2016년 2분기 기준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시행 인가 및 관리처분(철거 및 이주) 계획 단계 구역은 모두 68개 구역(7만555여가구)에 이른다. 추진위원회 구성, 조합 설립 등 사업 초기 단계인 곳들도 185개 구역이다.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전체 이주 대상만 13만2232가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중 가장 많은 이주 수요가 발생할 곳은 성남시다. 현재 성남시에서 사업이 진행 중인 곳은 총 18개 구역(6만9280가구)이다. 성남 건우아파트(470가구)는 지난해 9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이주에 들어갔다. 중1구역(3715가구)과 금광1·3구역(8137가구), 신흥(신흥주공+통보3차, 2406가구)도 이주하고 있다. 여기에 정비구역 지정을 마친 곳도 은행주공(2236가구), 성지·궁전(709가구), 산성(4499가구), 상대원2(6075가구) 등 8곳(3만4545가구)이다.

도청 소재지인 수원도 마찬가지다. 22개 구역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2만3108가구가 이주를 기다리고 있다. 절반 이상인 18곳(2만131가구)은 정비구역 지정까지 마쳤다.

안산도 상황은 비슷하다. 36곳(2만4177가구)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안산초지연립상단지와 원곡연립3단지 등 4곳(3730가구)에서 이주 및 철거가 이뤄지고 있다.

성남·수원·안산은 물론 인근 지역의 신규 분양 아파트들이 이주 수혜를 보고 있다. 입주 아파트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다. 이주 시점에 맞춰 입주 가능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재개발·재건축이 늘면서 확대되는 추세다.

성남 재개발·재건축의 수혜를 가장 많이 보는 지역은 경기 광주다. 이주 수요가 집값이 높은 서울이나 분당신도시보다 가격 부담이 덜한 광주로 쏠리고 있어서다. 최근 개통된 경강선 경기광주역을 이용하면 20분 안에 성남~광주로 이동할 수 있는 장점도 작용했다. 광주시 M공인 관계자는 “최근 광주시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활발한 태전·고산지구는 계약자 중 20% 이상이 성남시에서 넘어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조합원으로 가입하지 않고 현금 청산을 해도 분당신도시의 낡은 아파트를 구입하기 힘들어 주변 도시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새 아파트에 대한 사전 문의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전지구는 지난해 5월 e편한세상 태전2차와 태전 아이파크, 힐스테이트 태전 1차 등이 분양됐다. 모두 미분양 물량이 하나도 없다. 이어 올해 3월에 태전 효성 해링턴플레이스가, 10월에 힐스테이트 태전 2차가 공급됐다. 이 아파트들 역시 원활하게 팔리고 있다. 12월엔 태전7지구 13블록과 14블록에서 총 668가구의 ‘태전파크자이’가 공급을 앞두고 있다. 장석봉 GS건설 분양소장은 “사전 문의가 성남 쪽에서 많이 온다”며 “2~3년 안에 이주해야 하는 성남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수원·안산, 새 아파트 속속 ‘완판’

이주 수요가 늘면서 수원과 안산에서도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수원 영통구 망포3구역에서 내년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힐스테이트 영통’ 분양권에는 3000만~4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이달 입주가 시작된 망포2구역 ‘e편한세상 영통2차’ 매매가격도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 높다. 이달 영통구 망포4지구에서 분양 예정인 ‘영통 아이파크 캐슬’(2945가구)에도 투자자의 문의가 늘고 있다.

안산은 최근 분양한 아파트마다 조기 완판(완전판매) 행진을 기록 중이다. 지난 10월에 분양한 ‘그랑시티자이’는 4283가구 규모임에도 계약을 시작한 지 5일 만에 모두 팔렸다. 같은 달 선보인 ‘초지역 메이저타운 푸르지오’도 1순위 청약에서 1171가구 모집에 2만2828건이 몰려 평균 19.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위원회 구성부터 착공 직전 단계까지 정비사업을 관리하는 공공관리제를 속속 도입하면서 정비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이주 수요의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