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몇천만원씩 가격이 뛰는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보니 2006~2007년이 생각납니다.” 최근 일부 중개업계 및 분양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얘기다.
[서울 중소형 아파트 '10억 시대'] 2006년 폭등세 재현?
꼭 10년이 지난 올해 2006년과 어떤 게 닮았고 무엇이 다를까. 우선 일부 지역 집값 급등 움직임은 비슷했다. 2000년 이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06년이다. 한국감정원 등 부동산 가격 조사기관이 집계한 2006년 서울 집값 상승률은 20%에서 최고 30%에 달했다. 올해 강남과 마포 등지에서 재건축 단지와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10% 이상 오른 곳이 적지 않다.

2006년 분양가상한제 및 청약가점제 도입을 앞두고 건설회사들이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선 것도 지금과 비슷하다. 당시에도 공급과잉 우려와 집값 거품 논란이 이어졌다.

다른 점은 상승률의 정도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06년 서울 아파트값은 23% 올랐다. 인천이 12%, 경기는 28% 급등했다. 정부가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와 양천구 목동, 경기 분당·용인·평촌 등 7곳을 집값에 거품이 끼였다며 이른바 ‘버블 세븐’으로 지목했다. 그해 부산·대전·충남을 뺀 전국 집값이 고르게 올라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이 13.92%에 달했다.

반면 올해 9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작년 말 대비 1.83%다. 전국 평균은 0.26%에 그친다. 대구·대전, 충남·북, 경남·북, 전북 등은 모두 작년 말보다 떨어진 상태다. 전국이 고르게 오르던 2006년과 확연하게 차이난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다른 점이다. 2006년엔 전국 평균 41.8%였으나 올해는 73.1%에 달한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실투자금 비중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정부 정책도 다르다. 2006년엔 대출 및 재건축 규제를 잇따라 내놓으며 집값 잡기에 나섰다. 정부 관계자들이 직접 나서 “집값 거품이 붕괴하기 시작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6~7%대에 달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정부 정책의 기조는 부동산경기 부양에서 관리 모드로 전환한 것으로 시장을 규제한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4%대로 훨씬 낮다”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