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매각 작업이 본격화하면 대우건설 몸값이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건설 경험이 있는 유일한 건설사 매물이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 1순위로 거론하는 인수 후보는 SK그룹이다. 시공능력평가 9위인 SK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현대건설 삼성물산과 함께 국내 건설업계 ‘빅3’로 올라설 수 있다. SK그룹의 정유, 화학, 반도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부영그룹 호반건설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실을 다져온 중대형 주택건설업체들도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적정가치 대비 낮은 인수 가격이 매력이다. 대우건설 매각 대상 지분의 시가는 1조2900억원으로 2006년 금호그룹 인수 당시(6조4255억원)에 비해 80%가량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외 건설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아 국내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해외 업체도 인수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은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향후 중국의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 등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며 “중동 기업들은 플랜트 건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는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의 올해 예상 매출은 11조원 안팎으로 작년(9조9357억원) 대비 10%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예상) 털어낸 건설현장의 잠재 우발채무가 각각 5000억원 안팎에 달한다”며 “내년 이후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좌동욱/조수영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