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일부 동 옆면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 검은색 사각형판(빨간 원 안)이 태양광 집열판이다. 삼성물산 제공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일부 동 옆면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 검은색 사각형판(빨간 원 안)이 태양광 집열판이다. 삼성물산 제공
연이은 폭염에 냉방비 폭탄을 우려하는 수요자가 늘면서 에너지 절약형 아파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어컨 등의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공용 관리비를 줄여 부담을 상쇄하자는 판단에서다.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낮 2시 전력수요가 8123만㎾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최고 전력수요가 8000만㎾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는 8370만㎾를 넘어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사용량 증가는 관리비 폭탄으로 이어진다. 실내전기사용료가 개별 관리비 항목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공용 관리비용이 낮은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도입한 아파트는 그렇지 않은 단지에 비해 공용관리비 부담이 적다.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는 태양광발전시스템으로 아파트 경관 조명 전기사용량의 약 12%를 대체한다. 한국감정원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이 단지의 ㎡당 공용관리비는 964원으로 인근 반포경남아파트의 2897원보다 세 배 이상 저렴하다. 같은 시스템을 도입한 서울 동대문구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의 공용관리비도 ㎡당 890원으로 인근 ‘전농 신성미소지움(1133원)’의 78%에 불과하다.

관리비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건설사들도 신규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부산 중동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엘시티 더 레지던스’는 지중열을 이용해 공용 부분의 냉난방을 지원하는 지열시스템을 도입한다. 스파·워터파크, 사우나에서 배출되는 열을 재활용하는 폐수열 회수기도 마련할 방침이다. SK건설은 송도국제도시에 공급하는 ‘송도 SK VIEW(뷰)’에 공용 전기로 활용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도입한다. 삼성물산이 서울 강동구 삼익그린맨션1차를 재건축해 지을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에는 에너지 사용 목표량 도달 시 알림 기능이 있는 래미안 능동형 에너지 절감 시스템(REMS)이 적용된다. 대림산업은 경기 용인시에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에 난방비 절감 효과가 있는 고효율 콘덴싱 보일러를 설치하고 지하주차장에 LED 전등과 조명제어 시스템을 도입해 공용관리비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사용은 곧 관리비로 직결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분양 시 적지 않게 고려하는 부분”이라며 “에너지 절감 시스템이 적용된 아파트는 관리비 절감 효과뿐 아니라 입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까지 있어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