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당초 보증금 1000만원에 매월 55만~60만원을 받을 예정이던 오피스텔 월세를 45만원으로 10만원 이상 낮췄습니다. 그러면 보통 매매가도 조정받기 마련인데 가격 하락은커녕 일부 웃돈까지 붙었어요.”(서울 강서구 M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부동산 법칙' 거스르는 오피스텔
서울 일부 지역에서 오피스텔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나 임대수익률이 떨어지는데도 매매가격은 강세를 유지하는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임대수익률에 따라 매매가격이 오르내리는 수익형 부동산의 일반적인 가격 법칙이 깨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지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연 3%대로 낮아졌지만 1%대에 머물고 있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를 감안할 때 여전히 투자할 만하다고 여기는 투자자가 많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부동산 법칙' 거스르는 오피스텔
22일 서울 강서구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마곡지구 마곡나루역(지하철 9호선)과 마곡역(6호선) 주변에서 이달에만 오피스텔 1300여실의 입주가 시작됐다. 공급물량이 많다보니 전용면적 23㎡(약 7평) 안팎의 원룸형 오피스텔 임대료는 월 55만~60만원에서 4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2014년 분양 당시 계약자들은 65만~70만원가량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마곡지구가 포함된 강서구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2011~2014년 연간 수백 실에 불과했다. 그러던 게 지난해 3100여실, 올해 7200여실로 급증했다.

임대수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마곡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큰 움직임이 없다. 원룸형 기준 시세는 대부분 1억4000만~1억7000만원으로 분양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층과 향이 좋은 물건에는 최대 2000만원까지 웃돈도 붙었다. 마곡지구 내 한 공인중개사는 “내년부터 마곡지구 산업단지에 기업 입주가 시작되고 2018년엔 마곡나루역에 급행 공항철도가 정차할 예정이어서 오피스텔 소유주들이 그때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1~2%대인데 굳이 팔 이유가 없다고 보는 소유주가 많다”고 덧붙였다.

오는 9~10월 ‘문정 엠스테이트’(730실)와 ‘송파 파크하비오’(3456실) 등 오피스텔 입주가 몰리는 송파구 문정지구에서도 매물은 많지 않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입주한 지 1년 된 한 오피스텔은 개발시행사가 수분양자(임대인)와 약정을 맺고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 이하로 임대료가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개사는 “세입자에게 35만~36만원의 중개수수료를 지원하기도 하는데 올 하반기부터 공급량이 크게 늘면 어쩔 수 없이 임대료가 낮아질까봐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선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1만6000실의 오피스텔이 입주할 예정이다. 내년에도 1만2000여실이 준공된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 과장은 “임대료 하락으로 서울 오피스텔 수익률은 연평균 4%대 후반~5%대 초반까지 낮아졌는데 3.3㎡당 매매가격은 지난달 처음으로 1000만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