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는 21일 김해공항 확장 계획을 크게 반겼다. 정부가 십수년째 표류하던 영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기존 김해공항 확장안을 확정함에 따라 급증하는 항공 수요를 충족할 항공 인프라 건설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김해에서 출발하는 국제선을 경쟁적으로 띄우면서 영남권 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업계가 그동안 밀양이든 가덕도든 영남권 제2공항 신설을 요구해온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김해공항은 항공사들이 노선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신규 노선이 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시설이 포화 상태”라며 “신공항 입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진 만큼 구체적인 정부의 계획이 발표되면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노선을 운영하는 에어부산이 이번 결정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대한항공, 진에어 등 7개 국적 항공사 가운데 김해공항 수송분담률이 가장 높은 항공사다. 에어부산의 김해공항 수송분담률은 35%로 대한항공(29%)을 6%포인트 앞선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기존 시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해공항을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관문 공항으로 삼는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김해공항의 공급 능력이 확충되면 더 많은 동남아 노선에 취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김해공항 확장이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소화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항공업계 고위 관계자는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신공항을 짓는 것만큼 지방에서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충족할지는 미지수”라며 “김해공항 확장도 군공항 이전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순신/안대규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