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구리~포천 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경기 의정부 민락지구· 양주신도시 등의 분양이 활발하다. 한때 미분양 단골 지역으로 꼽혔으나 교통개선 기대로 청약률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민락지구 옆으로 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서울북부고속도로 제공
내년 6월 구리~포천 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경기 의정부 민락지구· 양주신도시 등의 분양이 활발하다. 한때 미분양 단골 지역으로 꼽혔으나 교통개선 기대로 청약률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민락지구 옆으로 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서울북부고속도로 제공
경기 의정부에서 국도 43호선을 타고 북쪽으로 가면 포천시가 나온다. 외길이어서 교통 정체가 심한 곳이다. 지난 25일 오전 9시30분께, 출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도로는 차량으로 넘쳐났다. 이런 만성적인 교통 정체는 1년여 뒤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기 구리 토평동(남구리IC)에서 포천시 신북면까지 이어지는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때문이다. 이 도로는 남양주 별내신도시·다산신도시·양주신도시 등 16만여가구가 들어서는 8개 신도시 및 택지지구를 이어줘 ‘수도권 북부 경부고속도로’라는 별칭까지 붙어 있다. 올 들어 경기 북부 분양 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것도 구리~포천 고속도로 기대감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정체 심한 수도권 북부에 ‘숨통’

구리~포천 고속도로의 힘…'미분양 대명사' 탈출하는 양주·의정부
남양주~의정부~포천~철원 등으로 이어지는 국도 43호선의 수도권 북부 구간은 출퇴근 시간뿐만 아니라 낮 시간대에도 자주 막힌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포천까지 가려면 1시간30분가량을 잡아야 한다. 그러나 내년 6월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뚫리면 이 시간이 30분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남쪽으로 남구리IC에서 고덕대교(가칭)를 통해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와 만난다. 정부가 계획 중인 전국 간선도로망 구축계획의 ‘남북 3축’으로, 중장기적으로 구리포천~서울세종~대전진주고속도로와 맞붙는다.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총 50.6㎞로 양주 회암동에서 포천 소흘읍까지 이어진다. 양주신도시로 이어지는 양주지선(6㎞)은 향후 제2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으로도 활용된다. 이 도로 총투자비만 2조8053억원에 달한다. 대우·GS건설 등 11개 건설사가 시공 중이며 공정률은 60%를 넘었다. 민간투자사업(BTO)으로 건설돼 민간사업자가 30년간 운영한다.

이 고속도로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수도권 동북부 균형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서울 강변북로, 북부간선도로, 국도 43호선 등과 직접 연결돼 수도권 동북부의 만성적인 교통난을 분산시켜 줄 것으로 예상돼서다. 김동호 서울북부고속도로 사장은 “경기도에서 처음 건설되는 고속도로로 수도권 북부 광역교통망의 기본 뼈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8개 택지지구, 16만여가구 관통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경기 북부 주요 택지지구의 핵심 교통 인프라다. 이 고속도로 주변에는 서울 신내3지구·양원지구·경기 구리갈매지구·의정부 민락2지구·양주신도시(옥정·회천지구) 등 8개 택지지구가 있다. 이들 지구에 들어서는 아파트만 16만여가구에 달한다. 아파트 분양 마케팅에서 핵심 재료가 구리~포천 고속도로 건설이다.

우미건설이 지난달 의정부 민락2지구에 선보인 ‘민락2지구 우미린’은 67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1823명이 신청해 평균 2.6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나흘 만에 계약이 끝났다. 대광건영이 같은 지역에서 선보인 ‘민락2지구 대광로제비앙’도 정식 계약 사흘 만에 60% 이상 계약했다. 대림산업이 양주신도시에서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양주신도시 2차’도 계약을 시작한 뒤 2주 만에 90% 이상 팔렸다. 한동안 미분양 홍역을 치렀던 양주(신규분양 2200여가구)와 의정부(3800여가구)를 비롯해 남양주(8000여가구) 구리(2200여가구) 등 경기 북부에서 1만6000가구가 쏟아지는 것도 구리~포천고속도로 개통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통 및 물류업체들은 포천과 양주 일대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물류단지를 짓는 것을 검토 중이다. 포천시 소흘읍 K공인 관계자는 “수도권 북부에 유통거점을 세우기 위해 올 들어 기업체나 물류업체 관계자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고속도로 개통과 저렴한 땅값 때문에 새로운 유통거점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