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1순위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수도권 주요 아파트들이 이달부터 대거 분양권 전매제한에서 풀린다. 대부분 민간택지 단지들로 전매제한 기간이 공공택지(1년)의 절반인 6개월이다. 분양 직후 ‘완판(완전판매)’된 단지들은 웃돈도 꽤 붙어 있는 상태다.
청약 열풍 불었던 단지, 전매제한 속속 풀려
2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10~12월 수도권 분양단지 중 1순위에서 평균 10 대 1 이상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곳은 21개 단지다. 그중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전매제한이 풀리는 곳은 10여곳이다. 전매제한이 해제되면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인 분양권을 정식으로 사고팔 수 있다. 민간택지 단지의 전매제한 기간은 수도권은 6개월이고 지방은 없다.

지난해 10월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선보인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가 지난 4일부터 전매제한이 풀렸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5억5000만원대였다. 길음동 K공인 관계자는 “전용 84㎡는 4000만원 내외의 웃돈이 붙어 있다”며 “분양 때 1주일 만에 계약이 끝난 단지여서 전매해제 시기를 기다리던 수요자들 문의 전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송파 헬리오시티’는 내달 1일부터 전매가 가능하다. 8억6000만원대에 분양한 전용 84㎡는 조합원 지분이 지난 3월 9억원에 거래됐다. 전매제한이 풀리면 4000만원 내외의 웃돈이 붙을 것으로 주변 중개업소들은 내다보고 있다.

작년 4분기 경기에서 유일하게 1순위 1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인 용인시 수지구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2356가구)도 내달 1일부터 분양권 거래가 허용된다.

이 단지는 다음달 오피스텔 375실(전용 30~84㎡) 분양도 앞두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매제한 해제를 앞두고 30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은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총 2092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182건)보다 76% 이상 늘었다.

아파트 분양권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4베이(방 세 칸과 거실 전면향 배치) 등 새로운 평면을 도입한 새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큰 데다 높은 청약 경쟁률로 인기가 검증된 단지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적지 않아서다. 손상준 도우산업개발 사장은 “기존 분양권에 웃돈이 높으면 주변 신규 분양 단지의 청약 경쟁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