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에서 아파트 단지 공급에 단 한 명도 청약하지 않는 ‘청약 제로’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년 새 미분양 아파트도 3000여가구 늘었다.

지난달 14일 한국토지신탁이 충북 제천시 왕암동에서 분양한 ‘제천 코아루드림’ 아파트는 1~3순위 총 749명 청약자 모집에 분양 신청자가 한 명도 오지 않았다. 4월에 분양한 두진건설의 보은 ‘두진하트리움’(88가구), 지난 19일 우방의 진천 ‘아이유쉘’(분양 92가구)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월 청약을 받은 음성의 ‘이안 음성 대소(306가구)’에는 세 명만 청약했다.

청주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지난해 뜨거웠던 청약 열기는 수그러들었다. 지난해 7월 청주 ‘호미지구 우미린’은 36.1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청약 광풍’을 일으켰지만 지난달 청주 테크노폴리스의 우방아이유쉘과 우미린은 1순위에서 청약자를 채우는 데 실패했다.

청약 부진에 따라 충북 내 미분양 아파트도 급증했다. 2014년 12월 931가구에 불과하던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7월 1376가구로 증가한 데 이어 작년 11월 4114가구로 급증했다. 지난 3월에는 미분양 주택이 5700가구까지 늘어났다. 지난달에도 4341가구가 미분양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기업 구조조정, 부동산 대출 심사 강화 등이 겹치면서 거품이 사라지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재편됐다”며 “입지나 브랜드에서 밀리는 아파트가 외면받는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