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금융 등 구조개혁으로 투자매력 높아"
“인도 루피화 환율은 지난 2년간 상품가격 하락 충격파에도 불구하고 다른 신흥국 통화에 비해 강한 회복력을 나타냈습니다. 탄탄한 내수시장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죠.”

샤미트 촉시 인도 ICICI프루덴셜자산운용 해외비즈니스부문 대표(사진)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작년에 이어 연 7.5%에 달할 전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도가 중국을 뛰어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기회가 많은 신흥국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촉시 대표는 “인도 대형주는 중형주에 비해 저평가 매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대형주가 유동성이 풍부하고 배당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인프라와 전력발전, 은행 등 경기순환주를 투자 유망주로 꼽았다. 그는 “주정부가 석탄을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화력발전 및 전력시스템 기업들에 앞으로 1~2년간 금융지원을 할 예정인 만큼 관련주 수혜가 예상된다”며 “원자력 및 태양광 발전 건설도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도 최대 도시인 뭄바이와 아메다바드를 잇는 약 500㎞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로 건설·기계·전력·운송·부동산 관련주가 전반적으로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주에 대해선 “인도 중앙은행이 1년 안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더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출이 늘면서 은행주들이 저금리 수혜를 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도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개혁이 외국인 자금을 증시에 유인하고 있다는 게 촉시 대표의 진단이다. 그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이후 은행의 기업 대출 관련 규제가 정비되고 투명한 세금체계가 어느 정도 확립됐다”며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 비해 인도 투자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 외국인 투자자가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세금, 노동개혁, 인프라 정책이 제대로 실현될지 우려하고 있지만 인도 중앙은행이 10~20년 만기 장기국채를 발행하는 등 정부의 장기 경제계획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몬순(우기) 영향과 유가 상승은 인도 경제에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촉시 대표는 “최근 몬순기 강우량이 예년보다 적어 단기적으로 악재가 될 수 있다”면서도 “지난 2년간 저유가로 인플레이션율(물가 인상률)이 낮았던 데다 중앙은행이 식품가격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 우려와 관련해선 “국제 유가는 인도 경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지금 수준이라면 인도 경제가 혜택을 보겠지만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다면 악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CICI프루덴셜자산운용은 인도 2대 자산운용사로 251억달러(약 29조7686억원)의 자산을 굴리고 있다. 인도 최대 민영은행인 ICICI은행과 영국 프루덴셜그룹이 각각 지분 51%와 49%를 보유한 합자회사다. 이 중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문하고 있는 자산은 15억달러로 인도 최대 규모다. 이 회사가 운용하고 있는 ‘ICICI 프루덴셜 밸류 디스커버리 펀드’는 지난 8년간 벤치마크 대비 연 3~46%포인트가량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프루덴셜그룹 계열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출시한 ‘이스트스프링 인디아리더스펀드’의 투자자문도 지난 2월부터 ICICI프루덴셜자산운용이 맡고 있다. 이 펀드의 주요 종목은 지난 2월 말 기준 인포시스(IT) 주택개발금융(금융) 타타컨설턴시서비스(IT) 타타모터스(자동차) 닥터레디스(헬스케어) 마힌드라앤드마힌드라(자동차) 마리코(필수소비재) ITC(필수소비재) 라센앤드토브로(엔지니어링)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에너지) 등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