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 기반시설 완비되면 집값 오를 것"
서울 동남권의 대표 택지지구인 위례신도시 아파트값이 수개월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위례신도시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이 일대 주택시장에 전세 매물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억대의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아파트 분양권을 샀지만 전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분양대금을 치르기 힘들어진 일부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매매가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아직 도로와 대중교통망 등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점도 위례신도시 집값 상승을 막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권 대체 신도시라는 입지 여건을 고려할 때 기반시설이 완비된 뒤부터는 위례신도시 집값이 크게 뛸 가능성이 높다”며 “매매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지금이 내 집 마련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1년간 제자리 걸음한 위례 아파트값

"위례신도시 기반시설 완비되면 집값 오를 것"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 일대 677만여㎡에 걸쳐 있는 대규모 택지지구다. 서울 강남권에 자리 잡고 있어 아파트 분양 당시 단지마다 수십 대 1의 평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수요자와 투자자 사이에 인기가 높았다. 일부 단지는 억대의 웃돈이 붙은 채 분양권이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위례신도시 집값은 청약시장의 인기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위례신도시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1874만원으로 지난해 3월(1878만원)보다 소폭 하락했다.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성남 판교·분당신도시, 화성 동탄신도시, 고양 일산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 신도시 아파트값이 모두 상승세를 탄 것과는 반대되는 흐름이었다.

위례신도시 집값이 1년간 주춤거린 것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아파트 입주 때문이다. 지난해 11~12월 3781가구(5개 단지)의 입주가 시작된 데 이어 올해도 위례신도시에선 8541가구(10개 단지)의 새 아파트가 집주인을 맞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분양 잔금 납부를 위해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는 집주인은 크게 늘었지만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탓에 예비 세입자들은 전세 계약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일부 집주인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급매물을 내놓은 게 위례신도시 집값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지난해 2월 수도권에서 주택담보대출 심사 요건이 강화된 것도 매수세를 꺾은 요인으로 꼽힌다.

강남 생활권 입지·새 아파트 선호

다만 최근 들어선 위례신도시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시세보다 싼 가격에 나왔던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위례신도시 내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위례그린파크 푸르지오’(하남시 학암동)는 지난해 말보다 최근 5000만원가량 올랐다. 972가구 모두 전용면적 101㎡ 이상 주택형으로만 이뤄진 중대형 아파트에 수요자가 꾸준히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전철 위례신사선(2024년)과 신도시 내부를 순환하는 노면전차(2021년) 개통이 가까워지고 상업시설 등 기반시설이 들어설수록 위례신도시 집값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 강남 생활권에 속하는 입지 조건과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투자자의 선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올해까지 1만3000여가구의 입주가 마무리되고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상가와 대중교통 등이 들어선다면 과거 매매가 시세를 회복할 것”이라며 “내년 지하철 8호선 연장선이 위례신도시에 뚫리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