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전월세 거래량 작년 대비 16%, 2014년보다도 6% 줄어
연립보다 아파트 거래 급감한 탓…매매 거래도 동반 감소

봄 이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서울 주택 거래시장이 잠잠하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강화 등의 조치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3년 전 수준으로 감소한데다 전월세 거래량도 예년에 비해 급감해 이사철이 무색할 정도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달 들어 22일까지 서울지역 주택(아파트,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전월세 거래량은 총 2만9천512건으로 일평균 1천341건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월 일평균 거래량인 1천604건(전체 4만9천743건)에 비해 16.4%, 2014년 3월의 1천425건(전체 4만4천186건)에 비해 5.9% 줄어든 것이다.

주택거래가 침체됐던 3년 전 2013년 3월의 일평균 거래량(1천355건)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이달 들어 총 1만470건, 일평균 476건이 거래돼 작년 일평균 거래량(633건)보다 24.8% 감소했다.

단독·다가구 주택이 하루 524.5건으로 작년(602.6건)에 비해 12.9%, 연립·다세대가 341건으로 작년(368.8건)보다 7.5% 줄어든 것에 비해 감소폭이 크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비수기에 설연휴까지 있던 지난 2월의 일평균 거래량(619.9건)에도 크게 못미치고 있다.

단독·다가구와 연립·다세대 거래량이 지난달에 비해선 소폭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3월 들어 봄 이사철이 본격화되며 전월세 거래량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아파트 거래가 많이 줄면서 예상만큼 늘지 않고 있다"며 "연초 서울 재건축 이주 물량이 많지 않았고 가격이 비싼 아파트 대신 싼 연립·다가구나 수도권 지역 등으로 전세를 옮겨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살던 집에 계속 눌러살거나 전세금 인상분을 일부 월세(준전세)로 전환해 재계약을 하는 사례가 증가한 점,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뚜렷해진 '홀수해' 효과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세 계약은 통상 2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에는 홀수해에 전셋값 상승폭이 크고 거래도 많은 편이다.

이처럼 전월세 거래가 감소하면서 가격도 작년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안정세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이달 들어 18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9% 상승했다.

작년 동기간 1.55% 오른 것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다.

전월세와 함께 주택 매매 거래도 2014∼2015년 대비 동반 감소하는 모습이다.

이달 22일 현재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은 총 8천893건으로 일평균 404건이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3월의 일평균 649건은 물론 2년 전인 2014년 3월의 465건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아파트 거래량은 이달 현재 총 4천803건, 일평균 218.3건으로 지난해 3월 일평균 418.5건(총 1만2천975건), 2014년 3월 일평균 305건(총 9천478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해 각각 47.8%, 28.4% 감소했다.

단독·다가구도 지난해 3월 일평균 56건에서 이달 들어선 45.9건, 다세대·연립은 작년 174건에서 올해는 140건으로 각각 줄었다.

이미 인기지역은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오른데다 지난달 가계부채관리방안이 시행되면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서울 주택 전체로 볼 때 3월 거래량이 설 연휴가 낀 2월(일평균 304.9건)에 비해선 증가해 거래가 다시 회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작년에 주택거래가 급증했다가 올해 공급과잉 논란과 가계대출 규제로 연초 매수 심리가 위축된 측면이 있다"며 "다만 당분간 금리 인상 가능성이 희박해졌고 대출 규제도 적응기를 거치며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고 있어 내달부터는 거래가 다소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