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약세를 보이던 서울 강남·강동권의 재건축 아파트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달 말 서울 개포주공2단지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일반분양이 본격 시작되는 영향이 크다.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강화,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최근 수개월간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수 대기자들 사이에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바닥을 쳤다’ ‘더 이상 빠지진 않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된 때문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10% 올랐다. 그 전주(0.11%)에 이어 2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둘째 주(-0.04%) 하락세로 돌아선 뒤 이달 초까지 12주 연속 떨어졌다. 그러다 이달 둘째 주부터 오름세로 전환했다. 최근 서울 지역 일반 아파트값(재건축 제외) 등락률이 7주 연속 0.01%를 기록해 뚜렷한 보합세를 띤 것과 대조적이다.

재건축 아파트 강세는 강남구 개포지구가 견인하고 있다. 오는 25일 모델하우스를 여는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 주공2단지)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3760만원 선이다. 상대적으로 단위당 분양가가 저렴한 중대형 주택형이 많아 평균 분양가만 3.3㎡당 4000만원 이하일 뿐,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분양가는 최고 4300만원에 달한다. 올해 6월께 일반분양될 예정인 ‘디 에이치’(개포 주공3단지)도 3.3㎡당 43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개포동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일대 아파트값이 동반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개포지구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더딘 개포 주공1단지도 최근 한 달 새 주택형에 따라 4000만~6000만원 상승했다.

작년 가을부터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 문제로 가격이 크게 하락했던 둔촌 주공 아파트도 가격과 거래량이 상승하는 분위기다. 부동산114 시세 기준 지난주 강동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작년 11월 이후 19주(약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2건, 2월 6건에 그쳤던 거래량이 이달에는 이미 10여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