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취소 때 위약금 폭탄도 사라져
공정위, 25개 건설사의 아파트 옵션상품 불공정 약관 고쳐

지난해 9월 아파트를 분양받은 A씨는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 에어컨을 옵션으로 설치하기로 계약했다.

두 달 뒤 겨울철 난방 문제가 걱정돼 계약 해지를 요청했더니 건설사는 이미 공사 예산이 확정돼 해지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A씨는 할 수 없이 발코니가 확장된 아파트에 살게 됐다.

앞으로는 건설사가 옵션 상품을 아파트에 설치하기 전까지는 자유롭게 계약 해지를 할 수 있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림산업, 삼성물산, GS건설 등 전국 25개 건설업체가 사용하는 '아파트 옵션상품 공급계약서'를 점검해 소비자에게 불공정한 약관 조항을 고쳤다고 16일 밝혔다.

공정위가 아파트 옵션상품 계약서 심사에 나선 것은 건설사들이 시스템 에어컨, 빌트인 냉장고, 가변형 벽 등 다양한 옵션상품을 내놓으면서 이와 관련한 소비자 피해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계약서에는 옵션 상품을 계약한 이후에는 해지할 수 없고, 소비자에게 사정이 생기더라도 계약 체결 이후 1개월이 지나면 해지가 불가능하다는 조항이 있었다.

공정위는 옵션 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약관을 고쳤다.

건설사들이 아파트 옵션상품 가격의 10%가 넘는 과도한 위약금을 물리거나 옵션 대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주를 막는 일도 없어지게 된다.

계약 해지 때 위약금이 통상 계약금의 10% 정도인데도 포스코건설 등 일부 업체는 20%로 규정하고 있었다.

이들 업체의 위약금은 10%로 수정됐다.

건설사가 옵션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위약금만 부담하면 된다.

다만, 공사 시작 이후 해지하면 위약금과 원상회복비용(실손해액)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옵션 상품과 아파트 계약은 별개인데도 옵션 대금을 내지 않으면 아파트 입주 자체를 금지하던 불공정 약관은 아예 삭제됐다.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c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