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권 공공시설 이전 부지 복합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구로구 서울남부교정시설(교도소·구치소)과 금천구 공군부대 부지다. 각각 구 내 대규모 알짜 땅을 반세기 이상 점유하고 있어 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여론이 많던 곳이다.
주상복합단지로 개발될 옛 서울남부교정시설(영등포교도소) 부지의 철거 전 모습(빨간색). 올 상반기 내 철거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구로구 제공
주상복합단지로 개발될 옛 서울남부교정시설(영등포교도소) 부지의 철거 전 모습(빨간색). 올 상반기 내 철거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구로구 제공
◆남부교정시설 부지에 복합단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구로구 고척동 100에 있는 서울남부교정시설 부지 10만5087㎡ 중 소유지인 10만707㎡, 22개 필지 매각을 위한 수의계약을 진행 중이다. 가격은 5252억원이다. 지난해 10~11월 두 차례 입찰에 부쳤으나 유찰된 뒤 수의계약으로 바꿔 건설회사 등과 매각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개봉·금천구청역 일대 고층 복합단지 개발 '가속도'
전체 부지 가운데 70%(복합개발부지, 공동주택부지)인 7만4239㎡에 주상복합, 아파트 등이 들어선다.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복합개발부지(4만5887㎡)에는 최고 45층 주상복합, 공동주택부지(2만8352㎡)에는 최고 35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해당 구역 용적률을 감안할 때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총 1500여가구가 들어선다. 복합개발부지 연면적의 20% 이상은 백화점 할인점 문화시설 등을 넣기로 했다.

나머지 구역엔 토지 매입 업체로부터 공공기여(기부채납)를 받아 공원 도로 등 기반시설, 영세 사업자를 위한 임대산업시설 등을 짓는다.

1949년 들어선 서울남부교정시설은 2011년 10월 구로구 천왕동으로 이전했다. LH는 부지 내 관련 시설을 철거 중이며 상반기 내 이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 부지가 예정대로 개발되면 교정시설로 단절된 채 저층 노후 주거지로 채워져 있던 이 지역 일대 전경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금천구 중심 알짜 땅도 복합개발

시흥대로를 끼고 있는 금천구 독산동 486 일대 12만5000㎡ 규모 공군3방공유도탄여단 부지도 공공 개발이 진행 중이다. 1943년부터 국방부가 소유해 온 땅이다. 금천구 중심부에 있어 주민들로부터 이전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이곳은 금천구심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됐다. 국방부는 현재 이곳 부지의 매각 사전 검토작업을 하고 있다.

이곳 개발은 국방부와 SH공사, 금천구가 방향을 논의 중이다. 부지 위쪽 G밸리(구로·가산디지털단지)를 지원할 수 있는 상업·업무·문화시설 등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금천구 관계자는 “그동안 G밸리를 배후에서 지원하는 기능을 갖춘 곳이 없었다”며 “21년 전 구로구로부터 분리된 뒤 처음 진행하는 대규모 복합개발이라 가능한 행정적 지원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H공사와 금천구가 향후 3년 이내 개발계획을 마련하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이를 확정한다.

공군부대 부지 아래쪽에 지정됐던 특별계획구역에는 롯데캐슬골드파크 1~4차 단지 건설이 한창이다. 2010년 육군 도하부대가 옮겨 간 곳이다. 올 11월 입주 예정인 롯데캐슬골드파크 1차 전용 84㎡ 분양권 가운데 고층 매물은 5억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분양 당시보다 3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어 있다. 이곳에는 1~4단지를 합해 아파트 3271가구, 오피스텔 1138실 등 총 4409가구가 들어선다.

롯데캐슬골드파크 아래쪽 옛 대한전선 부지 8만2980㎡ 개발은 2004년 이후 11년째 답보 상태다. 2012년 부영이 이곳 땅 대부분을 사들였다. 또 일부(2만㎡)에 병원을 짓도록 지난해 초 도시관리계획이 바뀌었다. 하지만 매각 조건이 맞지 않아 병원 건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