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심사 강화 여파…중도금 대출 이자 석달 새 1%P 올랐다
작년 10월 이후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중도금 집단대출 심사 강화에 나서면서 분양 계약자들이 분담해야 하는 중도금 대출 이자가 연 2%대 중후반에서 최근 연 3%대 중후반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 새 1%포인트 뛰었다.

22일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작년 10월 중도금 집단대출 심사가 강화된 뒤 지난달까지 집단대출이 거부됐거나 조건부로 대출 승인이 떨어진 아파트 분양 물량은 3만3970가구(5조2200여억원·주택협회 회원사 기준)에 달하고 있다. 모 건설업체가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는 계약률이 90%를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이 당초 계획과 달리 기업 신용도 등을 문제 삼아 중도금 대출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이미 1차 중도금 시기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중견 주택업체 분양팀장은 “은행들의 중도금 대출 심사 강화로 분양 계약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대출 금리만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주택협회 조사에 따르면 당초 시중은행 기준으로 연 2%대 중후반이던 집단대출 금리가 작년 10월 이후 심사가 강화된 뒤 지방은행은 연 3.3~3.5%, 제2금융권에선 연 3.5~3.9%로 뛰었다.

주택협회는 주택분양보증 업무를 독점하고 있는 대한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심사 강화가 주택 건설시장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지난해 HUG 분양보증 실적은 사상 최대인 88조4000억여원에 달했지만 3년 전 2.74%였던 분양보증 사고율은 0.16%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건설회사들은 지난해 공급 증가로 HUG 실적이 크게 개선된 만큼 분양보증 수수료율도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행 분양보증 수수료율은 대지비 부분은 연 0.173%, 건축비 부분은 연 0.178~0.531%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