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장기간 지지부진했던 재건축·재개발 사업 지역에서 일반분양 아파트가 대거 쏟아진다. 생활편의시설과 교통망이 잘 갖춰진 기존 도심에 자리 잡고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내년에는 서울과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알짜 단지가 어느 때보다 많은 만큼 주택 실수요자들은 주변 아파트보다 분양 가격이 싼 단지를 중심으로 꾸준히 청약하는 전략을 구사해볼 만하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재개발·재건축 일반분양…내년 4만7300가구 줄 섰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줄 이어

30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전국에서 공급될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일반분양 물량은 4만7304가구로 올해(2만7575가구)보다 71.5%(1만9729가구) 늘어난다. 내년 전체 일반분양 민간 아파트(29만1343가구)의 16.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재건축 단지에서 나오는 일반분양 물량은 1만6000여가구로 집계됐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가 특히 많다. 내년 상반기 중엔 개포동 일대 개포주공3단지와 개포주공2단지가 일반에 공급될 예정이다. 개포주공3단지는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새 고급 아파트 브랜드 ‘디 에이치’가 처음 적용될 예정이다. 전체 1235가구 중 7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개포주공2단지는 내년 3월께 396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이들 단지는 대모산 양재천 등이 가까워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동구 고덕지구에선 고덕주공2단지가 내년에 일반분양에 나선다. 조합과 공동 시공사인 현대·대우·SK건설은 전체 3381가구 중 1460가구를 내년 6월께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3.3㎡당 분양 가격이 2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현대아이파크 전용면적 84㎡ 매매 가격은 7억원, 전세 가격은 6억원 선이다. 11월에는 롯데건설이 고덕주공7단지를 헐고 1761가구(일반분양 871가구)를 새로 짓는다.

지방 재건축 물량도 넉넉한 편이다. 다음달 한화건설은 경남 창원에서, 삼호는 대구 대신동에서 재건축 아파트를 내놓는다. 우미건설은 6월께 강원 춘천 후평주공3단지(1795가구)에서 800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서울·부산 재개발 활발

내년에 전국에서 3만1000여가구가 일반분양될 재개발 아파트는 서울과 부산에 1만1000여가구씩 몰려 있다. 서울에서는 흑석뉴타운, 장위뉴타운, 수색증산뉴타운 등 6개 뉴타운에서 4500여가구가 분양된다.

흑석뉴타운에선 2010년 말 흑석6구역 이후 5년 만의 신규 분양 물량이 나온다. 대림산업은 흑석7구역에서 403가구를, 롯데건설은 흑석8구역에서 222가구를 일반에 공급할 예정이다. 흑석동 A공인 관계자는 “지대가 높은 단지에선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강남으로 이어지는 지하철 9호선이 통과해 대중교통 여건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3월에 포스코건설이 연제구 연산2구역(552가구)을 재개발한 아파트를 선보인다. 4월에는 GS건설이 연제구 거제동(535가구)에서 아파트를 공개한다. 효성은 경남 창원시 석전동에서 772가구(6월)를 내놓는다. 현대산업개발은 경북 구미시 원평동 원평1구역에서 658가구(11월)를 분양한다. 김상국 삼성물산 상무는 “기반시설 여건이 좋은 곳에 들어서는 대단지가 많아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