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들어간 주택시장] 강남 3구 재건축 시장은 '꿋꿋'
서울 강북과 수도권의 중저가 아파트가 가을 들어 조정에 들어간 것과는 달리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대부분 높은 몸값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데다 최근 강남권에서 나온 일반분양분이 3.3㎡당 4000만원을 넘는 고분양가에도 높은 청약률을 기록해서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의 매매가격은 5년여 만에 10억원대에 재진입했다. 9층에서 나온 매물이 지난 2일 10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서울시에 실거래 신고를 마친 전용 76㎡ 3가구 중 2가구도 각각 9억9000만원과 9억8000만원에 팔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 8월 대치동 국제아파트를 재건축한 ‘대치SK뷰’가 평균 50.6 대 1에 달하는 청약경쟁률 속에 100% 계약된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치동 오세유공인의 김형찬 대표는 “3.3㎡당 4000만원을 웃도는 대치SK뷰가 분양에 성공한 뒤 일반분양가를 3.3㎡당 4000만원 전후로 책정하는 아파트가 이어지자 대치동과 개포동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개포주공1·2·3·4 및 개포시영 등 재건축 아파트 1만5000여가구가 모인 강남구 개포지구의 저층 아파트 값도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주를 끝낸 2단지에 이어 3단지가 연말까지 이주를 진행할 예정이고, 개포시영도 내년 초 이주를 앞두고 있다. 1·4단지는 사업시행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채은희 개포공인 대표는 “재건축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고 인허가 리스크가 작다는 점이 매수 증가의 이유”라고 전했다.

다만 강동권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아파트는 재건축할 때 조합원이 내야 하는 돈(추가 분담금)이 1억원 이상 대폭 늘어난 게 악재로 작용해 이달 들어 매매가격이 떨어지고 매수세도 위축되고 있다. 둔촌동 고려공인의 최재근 대표는 “전반적인 강남권 재건축 시장 분위기와 관계없이 추가 분담금 규모가 늘어난 개별 요인 때문에 가격이 조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