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한여름 성수기'
부동산 여름 비수기가 사라졌다.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봄 성수기 수준으로 증가했고 전국 분양 물량은 올해 월별 기준 최대치로 봄 시즌을 뛰어넘었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16일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6310건으로 작년 7월 한 달간 거래량(6164건)을 웃돌았다. 하루평균 394건이 거래돼 지난달(하루평균 376건)보다 늘었으며 성수기로 분류되는 5월(407건)에 육박했다.

거래 증가와 함께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5% 오르며 28주 연속 상승했다. 전세난이 심한 관악구 등의 집값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물량이 부족한 봉천동 관악현대, 신림동 신림푸르지오 등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보름 사이 500만~2000만원가량 올랐다.

분양시장에선 ‘여름 성수기’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이달 전국에서 분양이 예정된 아파트 물량은 5만9358가구로 올 들어 최대치다. 작년 같은 기간의 두 배 반에 이른다. 수원 광교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와 부산 대구 등 지방 대도시에선 1순위 마감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예전과 달리 올여름 부동산 비수기가 사라진 건 전세난이 만성화되면서 세입자들이 내집 마련에 나서거나 청약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올 들어 부동산시장에서 이사철 분양철 비수기 성수기라는 개념 구분이 희미해지고 있다”며 “저금리 장기화와 전세 물량 부족 속에 매매 전환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택시장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홍선표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