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강남구 4월 이후 거래 급감…가격 높아 수요자 관망
연초 덜 올랐던 송파·강동구는 4월 이후에도 거래 지속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 등 부동산 규제 완화에 힘입어 작년 말부터 활기를 띠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거래가 최근들어서는 지역별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연말부터 3월까지 거래가 급증했던 강남·서초구의 재건축 단지는 4월 이후 두달 연속 거래가 급감한 반면 송파·강동구 일대의 주요 재건축 단지는 4월 이후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서초구 일대 재건축 단지는 올해 초 거래량 증가로 가격이 크게 뛰면서 집주인들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고, 매물이 나와도 호가가 실거래가를 웃돌면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가 줄었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서초동 삼호가든 3차의 경우 거래가 꾸준히 줄어 이달 들어서는 거래가 거의 없는 상태다.

서초동 삼호가든 3차 인근 S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24일 "작년 말부터 지난 2월까지는 이미 나와있던 물량이 모두 높은 가격에 거래됐고 3월까지도 거래가 좀 이뤄졌는데 최근에는 매물 자체가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잠원동 양지공인 이덕원 대표는 "잠원동은 연말부터 2월까지 거래량이나 집값 모두 정점을 찍었으나 4월부터 거래량이 현저하게 줄었고 이달 들어 그런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서초구 일대 다른 재건축 단지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포 주공1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반포동 S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반포주공 1단지는 지난 3월까지 30여 건 정도 매매가 이뤄졌는데 4월부터 거래가 많지 않다"며 "이달 들어서는 가격이 얼마나 더 올라갈지, 재건축 사업이 어느 정도나 진전될지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내달 사업시행인가가 나면 7월께 시공사 선정에 들어갈 서초동 무지개 아파트도 4월 이후 거래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서초동 H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무지개 아파트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1∼2월에 거래량이 훌쩍 뛰었다가 4월부터 뜸해지더니 지금은 주춤한 상태다.올해 3월까지 거래량이 30여 건이었는데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3건밖에 없다.부동산 가격이 너무 오른 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정은 강남구 주요 재건축 단지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강남구청이 운영하는 부동산종합정보 사이트의 재건축 아파트 거래 현황을 보면 개포주공 1단지는 1분기 94건에 이르렀던 거래량이 2분기에 들어 현재까지는 26건으로 줄었다.

개포동 라인공인중개사사무소 전병근 대표는 "개포주공 1단지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지 최근에 매물이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사업시행인가 총회를 앞두고 거래가 좀 되긴 했지만 예전처럼 가격이 많이 오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서초·강남 단지에 비해 연초 가격이 덜 올랐던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나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1∼4단지는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며 집값도 오름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박사공인 박준 대표는 "잠실주공 5단지는 올해 들어 3월까지 38건 거래됐고 4월에 20건, 이달 현재까지 11건으로 꾸준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전화나 방문 문의도 하루 평균 20건 이상 이어진다"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둔촌주공 1∼4단지는 6월에 사업시행인가가 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올해 초부터 거래량이 조금씩 늘어 매달 30건 정도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며 "지난달에 30건을 조금 넘겼는데 매주 7∼8건 정도 거래되고 이번 달도 지금까지 25건 정도 이뤄졌으니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센터장은 "재건축 단지는 사업이 얼마나 원활하게,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느냐에 따라 아파트 가격, 거래량 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재건축 단지별로 추진 상황에 따라 편차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