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무역센터에서 열린 ‘시티스케이프 두바이’를 찾은 관람객들이 ‘7대 불가사의 모둠 신도시’ ‘몰 오버 더 월드’ 등이 출품된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 행사는 사흘간 3만5000여명이 참관했다. 한경DB
지난 9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무역센터에서 열린 ‘시티스케이프 두바이’를 찾은 관람객들이 ‘7대 불가사의 모둠 신도시’ ‘몰 오버 더 월드’ 등이 출품된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 행사는 사흘간 3만5000여명이 참관했다. 한경DB
“한국 부동산 시장이 글로벌 자본시장과 소통의 물꼬를 튼다.” 세계적 부동산 투자박람회인 ‘시티스케이프’의 한국 개최가 확정되면서 국내는 물론 중국 카타르 등 동아시아와 중동지역 부동산 투자자들이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첫 글로벌 부동산 투자박람회인 데다 외국인 부동산투자 이민제 시행 등으로 한국 부동산 투자 여건도 한결 좋아진 영향이다.

지난달 한국경제신문과 인포마그룹이 세계 22여개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20개국, 120여개사가 박람회에 참가할 뜻을 나타냈다.

◆“디벨로퍼와 투자자 만남의 장 될 것”

10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업무협약식과 설명회에는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개발업체 금융권 건설사 공공기관 등의 관계자 200여명이 몰렸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의 많은 개발지를 어떻게 활성화하느냐에 따라 인천지역 발전 정도도 달라질 것”이라며 “부동산 박람회를 통해 인천 내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우터 몰만 시티스케이프 운영책임자(오른쪽부터), 유정복 인천시장,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이 ‘시티스케이프 코리아 2015’ 협약 체결 후 악수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바우터 몰만 시티스케이프 운영책임자(오른쪽부터), 유정복 인천시장,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이 ‘시티스케이프 코리아 2015’ 협약 체결 후 악수하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은 “한국의 부동산개발 시장은 ‘자급자족형 천수답’ 형태로 발전과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며 “장기 침체에 빠져 있는 부동산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선 글로벌 디벨로퍼는 물론 해외자본 등의 유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아시아 최대 규모로 열릴 이번 부동산 투자박람회는 국내외 부동산 개발업체와 금융권 투자자, 지방자치단체, 부동산 공기업 등이 만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참석자들도 이번 박람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김종욱 한국부동산개발협회 국제·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해외 투자자와 개발업체들이 국내 투자처를 찾기 위한 매개체가 부족했는데 적절한 시기에 박람회가 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중동 등 투자자·개발업계 참여

중국에선 칭다오 광저우 등에 있는 유력 개발업체와 투자자들이 이번 박람회에 큰 기대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대 건설·부동산 전시업체인 VNU의 케네스 얀 부동산전시총괄담당은 “한국은 개발 잠재력과 정치적 안정성이 높아 박람회가 열리면 글로벌 투자자금이 몰리고 슈퍼리치 등의 방문이 이어질 것”이라며 “VNU도 박람회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스텐리 친 홍콩 부동산개발협회 국제업무담당도 “홍콩에서는 한국 개발시장 인지도가 낮다”며 “하지만 내년 박람회가 열리면 중국 개발업체뿐만 아니라 홍콩 지역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2년 월드컵 개최로 건설·부동산 개발 붐이 일고 있는 카타르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6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이 한국을 방문, 양국 협력관계 강화에 신경을 쓰고 있어 이번 부동산 박람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다.

구바라 파들 주한 카타르대사관 경제자문관은 “한국의 주요 개발사업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중동권 개발자금을 의료관광·테마단지 등 개발 주제가 명확한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한국에는 아직 투자자와 개발업계가 한꺼번에 모여 건설자금을 모으고 분양상품을 거래하는 이른바 ‘부동산개발 오픈 마켓’의 개념 자체가 없다”며 “시티스케이프 코리아의 인천 개최 의미는 각별하다”고 평가했다.

인천=박영신 부동산 전문기자/김동현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