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상승세가 내년엔 좀 더 두드러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정책 효과에 힘입어 집 살 여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주택매매시장 수급분석과 2015년 전망’ 보고서에서 “주택시장의 수요와 공급, 제도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택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하면서 우선 수요가 꿈틀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지역 평균 주택가격에서 중간층 연소득을 나눈 ‘소득 대비 주택가격’은 9.2배로 2009년 9월(12.1배) 이후 크게 내렸다. 현재 소득으로 집을 사는 데 걸리는 시간이 그만큼 단축됐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집 살 여력이 있는 가구는 2012년 521만8000가구에서 작년 568만7000가구로 9.0% 증가했다. 이 가운데 143만9000가구는 무주택 가구인 만큼 전·월세에서 주택매매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집 살 여력이 있는 가구란 현재 금융자산에 적정 대출액을 더해 주택을 살 수 있는 가구를 뜻한다.

공급 측면에선 그동안 쌓였던 미분양 재고 물량이 해소되면서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신규 주택공급 물량이 증가세로 전환하고는 있지만 가격상승 압박이 더 클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부동산 규제완화 등 정책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규제는 분양가상한제와 초과이익환수제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폐지 또는 완화됐다. 국회에 계류 중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이 통과되면 시장 활성화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주택매매가격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강할 것으로 봤다. 수도권의 전세·매매 가격 비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구매여력도 좋아졌기 때문이다. 규모별로는 소형주택의 구매여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실구매자들의 내 집 마련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봤다.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지 않도록 분양가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등 후속대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