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국내 시공능력평가(도급순위) 19위의 쌍용건설이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달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로 우발채무(불확실 부채) 발생 위험이 크게 줄어듦에 따라 매각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쌍용건설은 6일 회사 매각을 위한 인수합병 주관사 선정 공고를 냈다. 매각 첫 단계인 주관사(법무·회계법인 등) 선정을 이달 말까지 마치고 오는 9월 말까지 정식 매각공고를 낼 계정이다. 이어 예비입찰·본입찰·실사 등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뽑은 뒤 내년 초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쌍용건설은 해외 건축 및 토목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다. 싱가포르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등을 시공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택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성을 담보로 한 금융권 대출) 사업에 발목을 잡혀 지난해 말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후 채권·채무 정리절차를 진행한 끝에 지난달 25일 기업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았다.

법정관리신청 이전 쌍용건설 채무를 포함한 실질적인 인수금액은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매각 작업은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나 법정관리 이후 부실 PF대출이 정리되고 금융권 채무도 재조정을 통해 2000억원 이하로 줄어들었다. 업계에선 인수금액을 2000억~30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