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계 "공급물량 워낙 많아 당분간 지속"

세종시 신도시(행복도시) 한 아파트를 분양받은 정모(53)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다음 달 중순 입주를 앞둔 전용면적 84㎡의 해당 아파트를 1억4천만원에 전세로 내놓았지만 문의조차 없기 때문이다.

정씨는 고민 끝에 부동산 중개업소의 권유를 수용해 2천만원 내린 1억2천만원에 전세계약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씨는 "분양받은 아파트가 대규모 단지인 데다 조망도 좋아 전세가가 1억4천만원은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너무 낮은 가격에 거래돼 속상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요즘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다.

29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전셋값이 세종시 출범 직전인 2년 전에 비해 절반 정도 떨어졌고, 일부 분양 아파트는 청약미달 사태까지 발생했다.

최근 입주를 시작했거나 입주를 앞둔 세종시 신도시 아름동의 전용면적 84㎡ 규모의 아파트 전세가가 1억2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2012년 이맘때 같은 면적의 한솔동 첫마을 아파트가 2억2천만∼2억3천만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반면 인근 대전시 유성구 반석동의 같은 규모 아파트 전셋값은 1억8천만∼2억원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그건가 하면 이달 초 분양에 들어간 3생활권의 한 아파트는 3순위까지 모집하고도 전체 900가구 가운데 67%인 600가구가 미달됐다.

다음 달 말부터 분양에 들어가는 2-2생활권의 대기수요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동안 세종시에서 1순위 청약대상자가 아니면 분양받기 어려웠던 것과 대조적인 것이다.

이런 현상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세종시 신도시에는 4천여가구의 아파트가 완공돼 주인을 맞았고, 연말까지 1만2천여가구가 추가로 완공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신규 물량이 워낙 많아 아파트 전셋값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세종시에 아파트가 계속 공급될 예정이어서 전셋값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는 지역 아파트시장이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입장이다.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기는 했지만 전세거래가 꾸준히 이뤄지지 있고, 입주율도 평균 60%로 수도권의 다른 신도시보다 15% 포인트 이상 높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한 관계자는 "현재 수도권 등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 상당수가 최근 완공됐거나 완공 예정인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이 입주를 시작하면 지역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sw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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