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 투자, 강북이 '대세'
“3~4년 전만 해도 고액 자산가들은 서울 강남 부동산을 주로 찾았습니다. 요즘은 강북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부동산을 매입합니다. 북촌 서촌 등의 한옥값이 급등하는 것을 본 자산가들이 스토리가 있는 부동산의 가치에 눈을 뜬 결과입니다.”(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동산연구위원)

서울지역에서 강남 대신 강북을 부동산 투자지역 1순위로 꼽는 고액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중소형 빌딩과 상가의 경우 인디밴드와 클럽 문화가 발달한 홍익대 상권이 확장하면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마포구 합정동 상수동 연남동 일대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자산가들이 게스트하우스나 카페 사무실 등으로 개조할 수 있는 단독주택을 대거 사들이면서 올해 마포구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상승률 1위(5.13%)를 기록했다.

세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이태원 일대 상가도 자산가들의 쇼핑 리스트 상위에 올라있다. 경리단길 꼼데가르송길을 끼고 있는 상가는 최근 3~4년 동안 두 배 안팎으로 올랐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외국인에 이어 한국 사람들도 세계의 음식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이태원으로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촌에서 시작된 한옥 투자 바람은 서촌에 이어 낙원동 인사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이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종로·중구 일대 숙박업소를 선호하자 이곳에 한옥 게스트하우스나 상가를 운영하려는 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오피스시장에선 신축 오피스가 대거 완공된 영향으로 도심의 입지가 더 확고해지고 있다. 도심의 임대료(3.3㎡당 10만~12만원대)는 여의도와 강남권보다 15~20% 높다. 박현아 쿠시먼앤웨이크필드코리아 이사는 “올 들어 외국 자본이 사들인 유일한 빌딩이 을지로 파인애비뉴 A동”이라며 “기업들이 도심으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상대적으로 낡은 강남 오피스의 공실률이 1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