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그동안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었던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다소나마 해소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거래가 늘어나는 등의 토지시장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토지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인 데다 세금 부담이 작지 않다는 것도 투자의 걸림돌로 꼽혔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이번에 대거 해제대상에 포함된 보금자리지구는 나중에 수용될 땅이기 때문에 투자자가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전통적으로 토지시장은 미개발된 땅을 대상으로 하는데 지구지정이 이뤄진 택지개발지구는 투자이익을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개인의 비사업용 토지에 부과되는 양도소득세도 투자의 걸림돌이다. 개인이 비사업용으로 갖고 있는 땅을 팔 때는 60%의 양도세를 내야 했지만 지금까지 적용을 유예해 왔다. 이 제도가 올해는 한시적으로 기본세율(6~38%)을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기본세율에 10%포인트를 추가 부과한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양도소득세에 대한 부담뿐 아니라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다”며 “투자 목적으로 접근하기에는 세금 부담이 커 거래가 활성화하려면 세금 완화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에 대한 보완 지적도 나왔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저절로 거래제한이 풀리는 ‘일몰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개발시장이 회복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2008년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상당히 많이 풀었지만 땅값 급등이란 부작용보다는 1% 안팎의 ‘안정적 오름세’가 지속됐다”며 “당장 대량 거래와 가격 급등락 등의 움직임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수요 중심의 토지거래가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