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신평면 개발…행복주택 '네 가지' 있네
오는 6월 착공에 들어가는 행복주택 시범단지인 서울 가좌지구에는 1인 가구를 위한 전용 16~29㎡ 원룸형이 80%가량 들어간다. 이를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작년 6월부터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의 수요 조사와 실내설계(평면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였다. 수요자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수납공간을 배치하고, 인터넷 전용공간도 선택사양으로 제시했다.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 개선에 발벗고 나섰다. 박근혜 정부에서 신규 공급 예정인 공공임대(행복주택)를 통해 공공주택의 품질을 확실하게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최근 목동·잠실 등 주민들의 행복주택 건설 반발도 본질적으로는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입주층 생활패턴에 맞춘 신평면


국토교통부와 LH는 28일 앞으로 공급할 행복주택의 내부 평면구조를 차별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행복주택이 대부분 도심 역세권 등에 지어지는 만큼 수요자도 사회활동이 왕성한 젊은 층과 1~2인 가구가 많다. 이런 점을 고려해 ‘맞춤형 평면’을 내놨다. 작년 7월 실시한 ‘행복주택 입주 평형 선호도 조사’를 반영한 결과다.

새로운 평면은 사업 추진이 가장 빠른 가좌지구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LH는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평면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명 설계업체를 별도로 선정해 차별화에 나섰다. 오예근 LH 부장은 “수요층의 생활패턴을 철저히 분석해 이를 토대로 새로운 공간설계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정기적인 전문가 컨설팅과 수요층 조사 등을 통해 선진국 민간주택을 능가하는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주택 크기별 실용성 극대화 ‘눈길’

1인 거주용으로 설계된 ‘대학생·사회초년생·독신자형’은 전용면적이 16·29㎡ 규모로 설계됐다. 집안을 넓게 쓰도록 하기 위해 주방·식당·거실공간을 하나로 묶고, 발코니를 통해 통풍·채광이 잘 되도록 꾸몄다. 집에서 인터넷으로 소규모 사업을 하는 소호(SOHO)족을 감안해 홈오피스를 만들 수 있도록 거실을 ’가변 공간’으로 마련했다. 대학가 행복주택은 주방·휴게실·세탁실 등 공용공간을 별로도 배치한 이른바 ‘셰어(공유)형 주택’으로 디자인했다.

‘고령자형’은 입주자들이 휠체어 등을 타고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무장애(barrier free) 설계’를 적용했다. 방·욕실 등의 출입턱을 제거하고 핸드레일을 설치했다. 전용면적 36·46㎡ 규모는 ‘신혼부부형’이다. 나중에 자녀들이 태어날 것을 고려해 2~4명이 살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 방(1~2개)과 욕실(1개)을 필요에 따라 유기적으로 맞춰 쓸 수 있게 가변 벽체 등을 도입했다. 소형 아파트지만 ‘전면 2베이(건물 앞쪽의 방·거실 개수)형’으로 설계해 발코니가 넓게 나오도록 했다. 현관·침실의 수납공간도 대폭 늘렸다. 자녀가 있는 젊은 부부를 위해 거실 일부를 ‘놀이방’으로 변경할 수 있는 가변형 설계도 추가했다.

전문가들은 “LH의 이번 신평면이 민간 개발업체들이 공급하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주거품질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행복주택은 아파트여서 발코니 등 외부 활용공간이 없는 원룸형 오피스텔보다 실용성과 쾌적성도 뛰어나다는 분석이다.

천병삼 LH 차장은 “평면 차별화가 실제 공사비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며 “품질 향상에 따른 LH의 부담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수/이현진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