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들이 내년 해외에서 준공하는 공사 중 최대 195억달러어치 프로젝트가 이익을 내지 못하는 손실 현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009년 국내 건설사들이 저가로 수주한 현장들이 내년부터 집중적으로 준공에 들어가기 때문에 공기 지연과 이에 따른 지체보상금 액수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1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2014년 해외건설 잠재 위험 최소화를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내년 준공 해외건설 계약액(공사액)이 740억달러(약 80조원)로 사상 최대치에 이른다”며 “저가수주 등으로 건설사들의 경영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건산연이 내년 준공 해외건설 계약액 740억달러 가운데 용역을 제외한 실제 준공액인 620억달러 사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공기 지연과 공사 지체보상금 등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공사 규모는 40억700만달러에서 최대 195억6000만달러로 예상됐다. 해외건설협회가 최근 조사한 내년 해외건설 손실 노출액(손실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 규모)은 123억8000만달러다.

건산연은 “공사기간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해질 수 있다”며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현재 해외건설업 등록업체 700여개 중 해외사업을 진행 중인 회사는 400여개에 이른다.

이복남 건산연 연구위원은 “준공 예정 금액에서 1%만 손실이 나도 8000억원이 넘는다”며 “건설사들은 잠재위험을 진단해 손실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