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 종료 D-7, 중개업소 '개점 휴업'…다시 거래절벽…집이 안팔린다
지난 22일 서울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55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데다 맞벌이 부부들의 방문이 많은 주말이지만 분위기는 썰렁했다. 2~3시간 동안 전화벨만 몇 차례 울릴 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중개업소의 A대표는 “매수자들이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매매 거래가 다시 끊겼다”고 말했다.

‘4·1 부동산 대책’ 효과로 거래에 숨통이 트이는 듯하던 주택시장이 이달 말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또다시 ‘거래 절벽’에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달부터 취득세가 2~4%(지방교육세 등 부가가치세 제외)로 지금보다 2배 정도로 오르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과 중개업계도 이달 취득세 감면이 끝나는 것과 맞물려 거래 침체가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와 한경 인증 우수 중개업소인 ‘한경 베스트공인’의 중개사 등 45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 ‘취득세 감면이 끝나는 7월부터 주택 거래가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91.2%(410명)에 달했다.

거래 절벽 해소를 위한 대책으로는 ‘취득세 감면 연장’(44.5%)이 가장 많았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37.3%), ‘총부채상환비율(DTI)·담보인정비율(LTV) 폐지’(14.4%), ‘분양가 상한제 폐지’(3.8%) 순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부족을 이유로 지방세인 취득세 감면 연장에 부정적이어서 취득세 재감면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반기부터 거래세(취득세·양도소득세)를 낮추고 보유세(재산세)를 올리는 방향으로 부동산 세제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 등 관계부처 협의와 입법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연말까지는 마땅한 주택 거래 유인책이 없는 실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문조사에서도 ‘하반기 조정 국면이 지속될 것’(64.5%)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18.8%)이라는 낙관론보다 월등히 많았다. 매매 수요 감소로 ‘하반기에도 전세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72.3%)이라는 전망도 ‘전세가격이 하락할 것’(4.4%)이라는 전망을 압도했다.

김호철 단국대 도시계획 및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래 급감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취득세 감면 연장이 시급하다”며 “정부는 빈사 상태에 빠지고 있는 주택 경기를 살리기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규제 완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