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 잠실·가락동 행복주택 월세, 시세 절반인 30만원대·20만원대로 낮아져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오류·가좌·공릉·고잔·목동·잠실·송파 등 7곳에 행복주택이 건설되면 수도권 거주 서민 주택 수요자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싼 임대주택이 강남권에 공급되는 만큼 기존 임대업자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최근 살아난 주택 거래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0일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오류·가좌·공릉·고잔·목동·잠실·송파 등 7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들 지역은 행복주택 1만가구와 업무·상업시설까지 들어서는 친환경 복합주거타운으로 조성된다.

국토부는 주거 수요가 풍부한 수도권 도심에 철도부지 4개, 유수지 3개 등 총 7개 지구 약 49만㎡를 지정할 계획이다.

국내 공공임대주택이 선진국(10%)의 절반 수준인 5.3%에 불과한 만큼 이번 행복주택 건설은 서민 주거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시범지구로 선정된 지역들은 대부분 입지가 우수한 곳이어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오류와 가좌, 고잔 등 역세권 3곳과 과거 아파트값 급등을 주도한 버블세븐지역에서 목동과 잠실, 송파 등 3곳도 포함돼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시범단지 부지는 규모도 크고 지역도 좋다"며 "시범지구가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서울에 있고 싼 임대료와 인프라까지 갖춰 수요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대료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낮출 것인지가 관건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7일 기준 33㎡당(10평) 완전월세(보증금에 각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해 산출)는 송파구 잠실동과 가락동이 각각 63만6천원, 49만5천원으로 산출됐다.

3.3㎡당(평당) 월세는 각각 6만4천원과 4만9천원이다.

다른 지역의 33㎡당 완전월세 수준은 ▲ 양천구 목동 59만4천원 ▲ 서대문구 남가좌동 40만7천원 ▲ 노원구 공릉동 39만4천원 ▲ 구로 오류동 36만7천원 ▲ 안산 고잔동 34만9천원 등이다.

정부는 행복주택 월 임대료를 시세의 50∼6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따라서 33㎡(10평) 기준 송파구 잠실동과 가락동의 행복주택 월세는 시세의 절반 수준인 각각 30만원대, 20만원대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가좌와 공릉은 공급 가구수가 적어 주변 임대시장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강남권은 주변 시세의 반값 수준의 임대아파트가 건설되면 기존 주택 수요자의 반발이 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저가의 임대주택이 공급되면 임대업으로 생계를 꾸리는 베이비부머 등 소유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완전월세는 송파 가락1동 가락두산위브센티엄(공급면적 53㎡)이 77만원, 잠실2동 리센츠(공급면적 43㎡)는 139만원 수준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사업부 부동산전문위원은 "기존 임대주택사업자 입장에선 위기"라며 "이미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많이 공급된 상황에서 강남 한복판에 저렴한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강남권 임대주택에 들어간 사람들이 주변과 잘 조화를 이루면서 살 수 있을지도 문제"라고 말했다.

또 이번 행복주택 건설이 4·1 부동산 종합대책으로 최근 살아난 주택 매매거래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잠실5단지 박준 공인중개 대표는 "거래 활성화 정책인 4·1대책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최근 살아난 매매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이유진 기자 indigo@yna.co.kreuge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