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달리 지방 분양시장은 청약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건설이 최근 청약을 받은 대구 수성동 ‘수성 롯데캐슬 더퍼스트’ 모델하우스가 방문객으로 북적거리고 있다. /롯데건설 제공
수도권과 달리 지방 분양시장은 청약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건설이 최근 청약을 받은 대구 수성동 ‘수성 롯데캐슬 더퍼스트’ 모델하우스가 방문객으로 북적거리고 있다. /롯데건설 제공
‘4·1 부동산대책’이 나온 지 한 달 보름 정도가 지나면서 분양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적으로 ‘온도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훈풍이 느껴진다. 특히 지방은 확실히 달라졌다는 게 주택업계의 평가다. 부산·대구 등 지방 분양단지들은 1순위에서 마감되는 곳이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도 침체 분위기를 탈피하지는 못했지만 1분기 때보다 눈에 띄게 나아졌다.

전문가들은 부동산대책이 법제화되는 시점이 불과 2주밖에 안된 데다 앞으로 수도권에서 인기를 끌 만한 랜드마크 단지가 줄줄이 나올 예정이어서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수도권 지역별로 혼조, 지방 ‘호조’

4·1대책 이후 분양시장 점검해보니…지방, 1순위 경쟁 '후끈'…수도권도 '온기'
1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지방의 청약 시장은 활기를 띠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분양 결과가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건설이 대구 수성동에서 선보인 ‘롯데캐슬 더퍼스트’(653가구)에는 청약자만 1만141명이 몰려 1순위에서 평균 15.5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이 부산 연산동에서 공급한 ‘더샵 시티애비뉴’도 1순위에서 17.67 대 1로 청약을 마감했다.

반면 수도권 청약 결과는 지역별로 양극화되면서 혼조양상을 보였다. 경기 침체로 분양시장이 좋지 않았던 의정부·평택 등은 양호한 청약 결과를 나타냈다. 대림산업이 최근 평택 용이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평택’은 621가구 모집에 642명이 청약신청해 1.03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의정부 민락동에서 공급한 ‘민락 푸르지오’(936가구)도 선방했다.

서울에서 선보인 단지들은 3순위까지 청약에서도 모집 가구를 채우지 못한 곳이 눈에 띄었다.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대단지가 나오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이다. 코오롱글로벌(옛 코오롱건설)이 서울 면목동에서 선보인 ‘용마산역 코오롱하늘채’는 100가구 모집에 84가구가 미달됐다. 현대엠코가 지난달 서울 공릉동에서 내놓은 ‘노원 프레미어스 엠코’도 전체 234가구 중 13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내달에는 수도권도 회복 전망


다음달에는 6만가구에 가까운 물량이 쏟아지는 가운데 신규 분양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관심 단지로는 서울 현석동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과 위례신도시 ‘현대엠코 플로리체’ ‘위례 힐스테이트’, 경기 성남 ‘판교역 알파리움’ 등이 꼽힌다. 주택업계는 이들 단지의 청약 결과가 향후 수도권 분양시장의 방향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은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과 대흥역 사이에 있고, 일부 가구에서는 한강 조망권도 가능하다. 다만 중대형이 많아 양도세 면제 등의 세제혜택이 제한적이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최근 신규분양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며 “이달 하순부터 수도권의 새로운 랜드마크 단지들이 공급에 나서 분양시장을 되살리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선 알투코리아 전무도 “전반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분양가도 높지 않아 프리미엄(시세차익) 기대감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며 “지방 대도시도 부동산대책에 힘입어 분양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