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와 고분양가·공급 과잉 여파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상가들이 다양한 변신을 통해 새롭게 진화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서울지역 상가들이 단지 내에 공연·문화시설, 친환경 휴게시설 등 이색 테마공간을 배치하는 등 ‘주제가 있는 쇼핑몰’로 변신하고 있다. 고분양가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분양가도 낮추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침체로 최근 3년간 신규공급이 뜸하긴 했지만 분양가와 상권 형성 전망 등을 잘 따져서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화하는 주상복합·오피스텔상가

작년 개장한 서울 합정동 ‘메세나폴리스’는 대규모 상업시설과 공연·문화 공간을 배치하는 등 ‘강북의 코엑스몰’을 콘셉트로 꾸며졌다. 내부에 4개 스크린을 갖춘 롯데시네마 극장과 아트홀이 고객 중심 공간으로 배치됐다. GS건설이 공급한 주상복합아파트 상가는 전체 점포 수만 해도 247개에 달해 웬만한 쇼핑몰 수준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서울지하철 2·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과 연결돼 있고, 홍대에서 상수역으로 이어지는 상권과도 연계돼 상권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선보인 ‘센트럴파크 1 몰(센원몰)’도 총 점포 수 216개로 구성된 대형 상가다. 주변에 ‘포스코빌딩’ ‘IBS-타워’ 등 오피스빌딩이 밀집돼 있는 점을 감안, 자동차 관련 공간을 집중 배치해 차별화했다. 이곳에는 BMW, 볼보 등 수입차 전시장과 휴게공간인 피트니트센터 등을 넣었다.

고급 주상복합인 서울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상업시설인 ‘포레 더 몰’도 인근 서울숲 공원 이용객 등을 고려한 테마공간을 넣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곳에는 각종 전시문화공간을 넣어서 ‘서울아트페어’ 등의 행사를 개최했다. 이들 공간 주변에는 명품 가구 전문점 등을 배치했다. 이외에 롯데건설이 인천 청라신도시에 공급한 주상복합 ‘청라 롯데캐슬’과 서울 신천동 지하철 2호선 잠실나루역 인근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 오피스텔의 상가 ‘켄달스퀘어’ 등은 유럽형 스트리트 상가로 꾸며서 차별화했다.

○분양가 상권 전망 꼼꼼히 따져봐야

도심 주상복합·오피스텔상가는 분양가가 관건이다. 투자 이전에 주변 임대수익률을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 미분양이 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내리고 있어 자금 여유가 있는 수요자들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한다. 특히 핵심 사업장인 ‘키 테넌트’가 확실한 곳을 눈여겨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분양대행 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대표는 “주로 상업지역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상가는 임대료나 분양가가 비싸기 때문에 외부 수요 없이는 상가를 유지할 수 없어 점포 공실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단지 내 상가는 입주민들의 기본 수요 때문에 망하지는 않는다는 인식이 있지만 상권이 형성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매장 운영 경험이 없는 투자자들의 경우 분양가 등을 고려해 수익률을 잘 따져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